초심(初心)은 타성에 빠지지 않고 처음에 먹은 마음을 잘 지키려는 태도를 말한다. 이는 20여 년 동안 묵묵하게 이웃의 삶을 돌보고 있는 ‘맥가이버 봉사대’ 그 자체이기도 하다. 제3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 이후, 10년 만에 다시 특별상을 수상했던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이웃들의 삶을 돌보고 있다.

지친 삶을 수리하는 따뜻한 재능- 제3회 우정선행상 대상 맥가이버 봉사대 관련이미지 1


초심을 지키기 위한 변화들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무상으로 집을 수리해주는 이들의 행보 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쏟아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맥가이버 봉사대에 그것은 큰 부담이었다. 거창한 사명감이 아닌, 그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던 단원들에게도 두 번의 수상은 매우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일상처럼 해왔던 일에 더 큰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됐고요.” 이들은 상금으로 이웃들에게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하다며 입을 모아 말한다. 
실제로 한 달에 두세 가구를 수리하는 데 소요되는 연간 자재비만 해도 5~6백만 원. 이들은 2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후원행사인 일일주점 을 통해 자재비 및 활동비를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싱크대 제작, 목수, 전 기배선 등 전문 분야 종사자인 단원들의 개인적인 자재 기부가 더해져 활동을 지속해나갈 수 있었다. 
“주거환경의 변화로 인해 집수리보다 도배가 필요한 가구가 많아 졌어요. 기술자는 1~2명인데 도배가 필요한 곳은 많으니 자연스럽게 비전문가 단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죠. 이 외에도 형광등, 콘센트, 문고리 등의 잔수리나 장판 관련 교육도 병행하고 있어요.”
자체 교육을 통해 활동의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는 맥가이버 봉사 대. 교육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작년부터 2~3개 마을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집수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 생생한 현장 경험을 살린 기술을 공유해 마을 자체적으로 봉사단을 꾸려 주거환경을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멘토 역할도 해나가고 있다. 
맥가이버 봉사대의 활동에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다수의 신입 단원이 활동을 함께하겠다고 찾아오기도 했지만, 꾸준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목적성을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들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고정적으로 신입 단원을 모집했던 예전과는 달리, 단원들의 주변인과 함께하는 방식으로 공동체를 강화해나간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처음 가졌던 마음을 그대로 지켜나가는 것. 이것이 맥가이버 봉사대 가 지키고 싶은 단 하나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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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가 생활이 된 사람들

누군가는 치수를 재고 또 누군가는 벽지에 풀을 바른다. 그러면 그 것을 받아든 또 누군가가 능숙한 솜씨로 재빠르게 벽에 붙여 훑는다. 오 랜 활동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이들. 하는 일도,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까이 얼굴을 맞대 며 같은 뜻을 함께해온 덕분에 이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의중 을 알아챈다. 
올해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미경(50) 씨는 맥가이버 봉사대의 창단 멤버였던 남편을 따라 봉사를 시작했다. 미경 씨의 두 아들도 걸음마를 뗀 후부터 줄곧 그를 따라 봉사활동에 함께하고 있다. 온 가족이 맥가이버 봉사대의 장수 단원인 셈이다. “남편의 권유에 의해 시작하게 됐지만,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을 키우며 점점 봉사활동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함께 활동하며 스스로 터득하고 배워나가는 것들이 말 그대로 살아있는 교육이었거든요. 특히, 이모?삼촌 격인 단원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훌쩍 성장한 느낌이 들어요. 저 역시 아이들의 엄마로 서, 한 사람의 봉사자로서 함께 성장하게 됐고요.”
활동에 조금이나마 더 보탬이 되고자 스스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다는 미경 씨. 그녀에게 맥가이버 봉사대는 삶 그 자 체다. 
올해로 15여 년 동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최준호(46) 씨와 현국 환(53) 씨에게도 맥가이버 봉사대 활동은 일상과 같다. 우연히 단원을 모집한다는 플래카드를 보고 봉사활동에 자원하게 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마냥 집에서 쉬기만 했을 주말이 봉사활동으로 인 해 확 달라졌어요. 특히, 이전에는 모르고 살았던 감정인 보람과 성취감 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스스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매 순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32살에 단원으로 합류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46살이 된 지 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준호 씨에게 봉사란 제2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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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이제 1년 남짓 된 황지영(44) 씨와 3개월가량 된 문상석(48) 씨는 부부다. 지영 씨가 인테리어 현장에서 목수로 일하고 있는 상석 씨에게 함께 활동할 것을 제안했다. 부부는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보람을 만끽하는 중이다. 
맥가이버 봉사대에게 목표나 도달점이란 무의미하다. 내년이면 활 동 20주년을 맞이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 역시 없다. 그저 지금처럼 소소하게 단원들과 함께 이웃들의 지친 일상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도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곳을 찾는 것, 깨끗한 벽지를 바르고 오래된 장판을 교체하는 것, 깜빡이는 전등을 새것으로 갈아주는 것, 고장 난 문고리를 바로잡아주는 것. 그저 이런 것들을 계속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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