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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따뜻한 마음= 따뜻한 녹차/

작성자
정**
작성일
2004-05-24
댓글
0
조회수
984
저희 집 가는 길에 용문시장이 있답니다. 용문시장이라 하면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온갖것들이 다 팔곤 하죠. 시장에서 파는 것 보다 길거리에 할머니들이 늘어놓고 파는게 더 많은듯해요. 양말부터 시작해서, 야채, 과일, 버섯, 화분...

금요일날에 취타대 행사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이였습니다. 그날을 추운 날씨 때문에 감기가 무척 심하게 걸려있었어요. 몸이 아파서 걸어갈 힘 조차 없었죠. 집에 가려고 역시나 시장앞을 지나고 있었어요.

저기 골목 구석에서 겨우 자리 잡은 듯한 할머니 한분이 혼자 짐을 정리하고 계셨어요. 그날따라 그런 모습이 눈에 보였는지, 왠지 굽은 할머니의 등이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같아 할머니 생각이났었어요.

물론 몸은 아팠지만 많이 힘들고 추워보여서 내가 마시려고 사뒀던 뜨거운 녹차를 들고 할머니께로 갔어요. 할머니께서는 그 작은 손으로 팔다 남은 시들은 야채를 주섬주섬 싸고 계셨어요. 야채가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었는데 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멍하니 지켜보고 있다가, 할머니께 다가가 , 녹차를 건네드렸어요. 처음에 할머니는 눈이 침침하신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시다가, 제가 말을 다시 건네자 그제서야 누런 이빨을 드러내시며 연신 저에게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한번 드릴려고 마음먹은거 끝까지 전해드릴려고 식기전에 드시라고 전해드렸고 할머니께서는 나에게 고맙다고 하시며 호호 불어드셨어요.

옷도 입으신거 보니 추우실텐데 혼자 정리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된다면 짐 정리도 도와 드리고 싶었지만. 몸이 아파서 힘도 다 빠졌었고 더 옆에 있으면 할머니도 부담스러워 하실지 몰라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돌아나왔습니다.

어쩌면 말입니다. 제 몸을 따듯하게 대워줄 녹차 한잔이 그 할머니에게는 정말 큰 보탬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작은 사랑을 나누면 물질적으로는 작아도 , 작은 사랑들이 큰 사랑을 만드는 기적을 일으킬지도 모르니까요.


[ 서울여자상업 고등학교1학년 숙반 28번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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