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갑자기 쏟아졌다. 우산이 없었던 나는 친구들과 놀다가 헤어졌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우산을 같이 쓰자며 내 옆으로 왔다. 순간 너무 고마웠다. 비를 많이 맞을까봐 걱정했던 난 속으로 "아저씨 감사합니다"라고 외쳐댔다. 버스가 왔다. 그러자 아저씨는 얼른 버스를 타러 뛰어갔다. 하지만 내가 탈 버스는 지금 온 버스가 아니었다. 아저씨가 얼른 가버리는 바람에 고맙다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그대 바로 찢어진 우산을 쓰고 있던 아줌마가 내 옆으로 와서 씌워주셨다. 정말 너무 감사했다. 솔직히 우산이 거의 반쯤 찢어져서 혼자 쓰기에도 비를 맞을 그런 우산이었다. 나도 같이 비를 맞았지만, 그 생각에 너무 고마웠다. 아줌마와 나는 같은 버스를 탔지만 사람들에 밀려 아줌마와 나 사이가 너무 멀어졌다. 난 또 "고맙습니다"는 말 한마디 못하게 되었다. 지금도 그날만 생각하면 너무 후회스럽고 부끄럽다. 우리 사회도 아직은 따뜻한 인정이 남아있다는 생각에 그저 놀랍고, 고마울 뿐이었다. 앞으로 나도 조금이나마 남을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