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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여의도 무인 과일판매대 김금재씨 성공비결 px,auto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1-01
댓글
0
조회수
688
믿음을 ''덤''으로 주면
더 큰 돈 벌 수 있어요.



서울 여의도에는 이상한 과일 가판대가 있다. 아무도 지키고 서 있는 사람이 없어 가끔씩은 돈이 모자랄 법도 하지만 단돈 100원도 계산이 틀리지 않는 신기한 가판대. 그렇다고 이 가판대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도 아니다.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이 양심적이어서 남 몰래 과일을 집어가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 이상한 가판대의 ‘창시자’는 올해 37세의 노총각 김금재씨(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98년 초 증권거래소 맞은편에서 과일 가판대를 운영하다 돈이 많이 남는다는 액세서리를 팔아 보려고 가판대에 돈통 하나를 놓고 떠난 것이 ‘발견’의 계기가 됐다.


“돌아와서 셈을 해보니 신기하게도 계산이 맞더라고요. 처음에는 ‘오늘 한번뿐이겠지’하고 생각했는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깨달음’을 얻은 그는 그때부터 가판대를 늘려갔다. 그래서 지금은 여의도에만 7개의 가판대를 운영 중이다. 증권거래소 맞은편과 서울증권 빌딩 앞, 여의도 종합상가 앞 등. 주로 여의도 일대 회사원과 아파트 주민들이 고객이다. 물건 가격표만 붙여놓으면 고객들이 알아서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찾아간다. 무인가판대라고 외상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두 시간 간격으로 가판대를 돌며 수금하고 물건을 채워놓고 있는 중 “주머니에 돈이 없어 그냥 과일 몇 개 들고 갔다”며 돈을 내미는 주부들도 있다.


가끔씩은 “귤을 5000원어치나 사는데 하나 더 얹어주는 게 없다”며 불만을 털어놓는 주부들을 만나기도 한다.


무인가판대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주인이 ‘덤’이라도 얹어 줄 수 있는 일반가게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는 경쟁력을 제품의 질과 가격에서 찾았다. 그래서 그는 새벽마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아 최상품 귤과 사과 등을 직접 고른다. 값이 싼 것도 장점. 다른 점포에서 비슷한 귤을 1000원에 4개씩 팔면 그는 1000원에 5개를 준다.


결과적으로 그의 무인가판대에서 과일을 사면 다른 곳보다 싼 가격에 좋은 과일을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그 바람에 그의 수입도 웬만한 봉급생활자 수준을 넘게 됐다.


그는 “아무런 감시장치가 없는 무인가판대가 성공하는 것을 보면 이제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도 많이 높아진 것 같다”며 “앞으로는 이런 무인가판대를 점차 늘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성공이 서울 여의도에서만 가능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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