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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신천동 ''청소년 자원봉사대''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1-01
댓글
0
조회수
692
"동네 앞부터 께끗이.... 작은 일 먼저 실천헤요."



지난 30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이 아파트 청소년 자원봉사대 학생 10여명이 흰 면장갑을 낀 손에 비닐봉투를 들고 아파트 단지내부를 돌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 학교를 파한지 얼마 안되는 시간이어서인지 서너명은 교복 차림이었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청소하는 곳은 각 동 주위의 화단. 손정곤(잠실중1년)군은 『주차장이나 도로 등 눈에 잘 띄는 곳은 깨끗한 편이지만 화단에는 어른들이 베란다에

서버린 담배꽁초가 많다』고 말했다. 단지 내 서너 동을 돌다보니 하교 길의 다른 학생들이 대열에 합류, 인원은 금세 두배로 불어났다.
이 아파트에 청소년자원봉사대가 결성된 것은 지난 3월. 미국의 한국계 환경운동가인 대니 서의 책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를 읽은 김고운(16·정신여고2년)양이 아파트 친구들에게 「청소년 환경운동」을 제안했다. 김 양은 『10살때 국제적 환경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던 대니 서의 이야기를 읽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녀회(총무 이점선·43) 회원들은 『봉사활동 시간 인정받으려고 멀리 다른 곳까지 갈 바에야 우리 아파트 주변에서 봉사활동 하는게 낫다』며 자기 아이들을 가입시켰다. 송파구청 자원봉사센터는 청소년봉사대의 활동을 모두 봉사활동시간으로 인정해주고, 이들에게 자원봉사의 마음가짐과 요령 등을 가르쳤다.

진주아파트에 거주하는 중1~고2까지 청소년 30여명으로 출발한 봉사대원수는 지금 50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매주 한두 차례 모여 아파트 단지의 구석진 곳 청소, 화단 정비, 마을문고 정리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또 한달에 한번 폐식용유로 재생비누를 만들고 알뜰시장에서 판매된 재활용품을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등 부녀회 사업을 돕고 있다.

배형진(17·잠실고2년)군은 『한 동네에 사는 또래들끼리 자주 만나 어울릴 수 있어서 좋다』며 『평소 신경못쓰던 아파트 구석구석을 가꾸다보니 삭막하게만 느껴졌던 아파트 단지 전체가 우리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활동을 지도하는 이 아파트 환경이사 이병순(여·52)씨는 『처음엔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받으려고 마지못해 참여했던 아이들도 지금은 자부심을 가지고 자발적인 활동을 벌인다』고 말했다.

청소년봉사대의 활동은 지난 5월 송파구청 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한 「청소년자원봉사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입주자대표회장 최정대(59)씨는 『공부하기도 힘든 학생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며 『아이들 활동이 동료 학생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지홍기자 will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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