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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아름다운 배우자상’수상 채홍영·이애자씨 부부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1-20
댓글
0
조회수
533
“제가 남편을 돌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남편이 저를 챙겨줘요”

한국지체장애인협회(회장 張基哲)가 수여하는 ‘아름다운 배우자상 ’ 수상을 하루 앞둔 14일 채홍영(蔡烘榮·37)·이애자(李愛子·27)씨 부부의 얼굴에는 행복이 넘쳐났다.

부모님과 송화(頌化·5)·송희(頌喜·4) 두 딸을 합쳐 여섯 식구가 경기도 구리시의 14평짜리 아파트에서 비좁게 살고 있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부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채씨는 3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이씨가 남편 채씨를 만난 것은 지난 92년 5월 경기도 구리시의 한 컴퓨터 조립업체 매장.채씨는 당시 고교 선배가 운영하는 이 매장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었다.

채씨의 구리시 동화고 10년 후배이기도 한 이씨는 매장을 운영하는 선배를 찾았다가 채씨를 만나 2년의 열애끝에 지난 94년 9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이씨의 뜻이 워낙 강해 친정 부모님도 결국 두손을 들고 말았다.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인 이씨는 “덜렁대는 나를 세심하게 챙겨주는 남편이 좋아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면서 “내가 남편을 돌보는게 아니라 남편이 도리어 나를 꼼꼼하게 챙겨준다”며 웃었다.

이씨는 “전자제품 사후정비 전문회사에서 컴퓨터 수리일을 하는데 너무 바빠 결혼기념일도 잊고 있었으나 남편이 퇴근길에 장미꽃과 화장품을 선물했다”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았다.

채씨는 “실은 결혼 전 연애를 하다가 실패,지금의 아내를 만났을 때는 결혼을 포기한 상태였다”면서 “10년 선배를 친구처럼 대하는 아내의 명랑함에 반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작은 출판사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채씨는 ‘인터넷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꿈. 채씨는 “‘장애인은 도와줘야 한다’는 ‘긍정적 편견’이 오히려 장애인들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경우가 있다”면서 “생산능력을 지닌 장애인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채씨 부부는 “부모님 건강하시고 아이들이 밝고 튼튼하게 자란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면서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다”고 마주보며 활짝 웃었다.

전영우기자 ywchun@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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