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menu-icon
mobile-menu-icon
close
close

미담 공유

뇌성마비 지체장애 임인경양 ;}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1-21
댓글
0
조회수
4518
15일 서울 여의도중학교 제8고사장. 오전 8시35분께 준비령이 울리자 지체장애 1급인 임인경(19·삼육재활고교 3년·사진)양은 왼발 발가락으로 연필을 쥐었다. 인경이의 꿈은 미대에 진학해 풍경을 담는 화가가 되는 것이다. 두 손이 아닌 발가락에 실은 꿈이지만 인경이는 시험을 마칠 때 그 꿈이 가까이 다가와 있기를 바란다.
같은 시각, 학교 한 켠에 마련된 학부모 대기실에서 인경이의 어머니 김순옥(48·서울 강남구 수서동)씨는 깊은 상념에 잠겼다. 난 지 8개월만에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인경이는 5살 때부터 움직이지 않는 손 대신 발가락으로 연필을 잡았다. 9살 때부터는 동네 미술학원에 다니며 꿈을 키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구족화가협회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학교생활은 넘어야 할 시련의 연속이었다. 김씨는 일반 중학교에 다니던 인경이가 “왜 나는 친구들과 뛰 놀 수 없느냐”며 외로워하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1교시가 끝나자 어머니는 서둘러 인경이의 고사장으로 향했다. 여의도중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는 장애인은 뇌성마비와 약시를 합해 모두 105명이다. 반면 장애인용 좌변기는 단 하나뿐이라, 쉬는 시간 늑장을 피우다가는 다음 시간에 곤욕을 치르기 때문이다.

이번 수능을 잘 보더라도 인경이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동네 미술학원에서 하루 2~3시간밖에 미술실기를 준비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실기시험 시간이 비장애인들과 같아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씨가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면서 “시험 잘 봤냐”고 묻자, 인경이는 왼쪽으로 꺾인 목을 힘겹게 가누며 함박 웃음으로 답했다.

글 김소민, 사진 김경호 기자prettyso@hani.co.kr.

첨부파일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