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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AEM에 몸던진 서장 끝나는날 의식잃고 쓰러져 px,a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1-28
댓글
0
조회수
548
<말기암 치료로 머리카락 빠지자 가발로 감춘채 경호 진두지휘>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아셈(ASEM)이 끝날 때까지만 버티자고 다짐했습니다.』

지난 21일 대기발령을 받은 전 강남경찰서장 장기택(52) 총경이 위암말기 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5개월여간 아셈회의 경비준비를 지휘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서울 영동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장 총경은 최근 체중이 10㎏나 빠진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후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장 총경이 자신의 몸에 암세포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지난 6월. 그때부터 항암제 투여 등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했지만 활동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항암제의 영향으로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져 가발을 쓰기 시작했다. 간부들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은 전혀 그 이유를 눈치채지 못했다.

9월부터 건강에 본격적인 적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식사량이 절반 이상 줄고, 기력이 떨어졌다. 병상을 지키던 부인 김영숙(43)씨는 『절대휴식이 필요하다고 말렸지만 끝내 듣지 않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 부하들도 휴식을 권했지만 장 총경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셈 회의장뿐 아니라 각국 정상들 숙소가 강남 일대에 몰린 탓에 이 지역 경비·경호 책임을 맡은 경찰서장으로서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이유였다.

아셈 1주일 전인 10월 13일쯤부터는 어떤 음식물도 넘기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아셈기간을 전후한 4일 동안은 약도 못 먹을 정도로 바빴다. 그는 『단식하는 기분으로 매일 출근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아셈회의 최종일정이 끝난 10월 21일 오후 4시, 장 총경은 그가 원했던 그 시간에 자신의 사무실 간이침대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내가 다한 일은 아니지만 큰 행사가 매끄럽게 끝나 흐뭇했다』며 『암과 싸워 이긴 뒤 현역에 복귀하겠다』고 투병의지를 다졌다.

강남경찰서장 취임 후 신흥폭력조직 8개파를 검거, 서울시내 경찰서 중 검거실적 1위를 기록했던 장 총경은 교통질서 저해사범, 식품·환경위해사범 등 반공익사범 단속에서도 선두를 지켰다. 경찰간부후보생 24기로 76년 경찰에 투신, 95년 총경으로 승진한 뒤 인제경찰서장, 서울경찰청 경무과장 등을 거쳤다.

( 최재혁기자 jhcho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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