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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보육아기 돌보는‘산타 엄마들’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2-27
댓글
0
조회수
569
-성로원서 봉사활동 펼치는 바디샵 직원들-


“아유, 영은이는 그새 많이 자랐네” “준기는 감기 좀 나았니”


매주 수요일, 화장품회사인 바디샵의 직원들은 3명씩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성로원 아기집을 방문한다. 벌써 3년째 갖는 행사.


성로원 아기집은 만3세 이하의 유아들을 보호, 양육해주는 기관으로 버려진 아이, 고아, 부모의 이혼이나 가출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미혼부모의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바디샵의 직원들은 이곳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밥먹는 것을 도와준다. 정에 주린 아이들은 그들이 주는 간식보다 품에 안기기를 더욱 좋아한다. 이름을 부르며 안아주면 뽀뽀도 해주고 재롱도 떤다.


“처음엔 그저 회사에서 가라고 하니까 학교시절에 주번 활동하듯 이곳을 찾았죠. 막상 와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직원들도 있고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찾아와 우리가 힘든 일을 할 것은 별로 없어요.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또 저희들을 잘 따르기 때문에 떠날 땐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홍보실 김주현 과장의 말이다.


원래 바디샵에서는 ‘오시아나’란 수건을 판매하며 수익금을 사회봉사 활동에 사용하기로 결정, 성로원 아기집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엔 그저 에어컨, 냉장고 등 물품만 기증하려 했는데 직원들이 방문하고서 천사같은 아이들의 표정을 보는 순간 정기 행사로 바뀌었다.


이젠 매주 수요일, 본사는 물론 매장직원들까지 당번을 정해 방문하는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요즘은 직원들의 가족과 친지까지 관심을 가져 성로원 아기집에 가는 날은 아기옷이나 과자를 챙겨주기도 한다. 고객들 역시 호응이 커서 직원과 고객이 함께 하는 행사가 되었다.


“도대체 아무 잘못없는 이 예쁜 아이들이 왜 친부모의 사랑과 양육을 거절당했는지 너무 가슴아파요. IMF 이후에 아이들을 이런 기관에 맡기거나 버린 가정이 많고 또 요즘도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자가 속출한다는데 어린시절부터 부모나 사회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배우지 않고 자랐으면 합니다”


사랑과 감사의 날인 크리스마스. 세살이 채 안된 아기들은 산타할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니 자기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맑고 투명한 눈망울은 사랑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포근히 안길 가슴과 그 영롱한 눈을 맞춰줄 어른들의 사랑을.


/유인경기자 al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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