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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안전하고 친절한 시민의 발이 되고 싶다

작성자
강**
작성일
2013-05-27
댓글
0
조회수
898

?안녕하십니까 ! 


2005년01.02월  살맛나는 세상, 사랑의 울타리에 소개되였던 


 



 


버스 DJ 강봉권 입니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운전하는 분들을 멋지게 보았고, 그것은 제가 성인이 돼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동경하던 운전기사를 직업으로 갖고 또한 천직으로 생각하고 일을 하게 된 것은 군 제대 후 부터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동경하던 일을 하게 된 것도 기쁘지만 가족도 내가 책임 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매일을 늘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했지만 내일에 대해서 더 좋아하게 된 계기는 시내버스를 운전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처음에는 택시를 하다가 훨씬 큰 버스를 하다 보니 적응이 안돼서 사고도 많았습니다. 자꾸 사고를 내서 당시 왕십리 교통회관에 가서 교육을 여러 번 받으면서 운전으로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내 능력이 이정도 밖에 안됐나 하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릴 적부터 쭉 이어져 온 꿈을 실천하는데 좌절 할 수가 없기에 저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고를 줄일까 하는 고민으로 매일을 보내다 저 나름대로 생각해 낸 것이 운전하면서 마이크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마이크를 써서 방송을 하며 운전을 하니 사고가 엄청 줄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운전하랴, 안내 방송하랴 정신없어서 더 사고가 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고 더욱 집중할 수 있어서 그런지 거의 사고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가장 큰 기쁨은 여태 살아오면서 몰랐던 내 자신을 알게 된 것이라는 겁니다. 단순히 정거장 안내 방송 뿐 아니라 운전 중 수시로 승객을 살피며 방송을 했는데 그것이 승객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내 버스에 탄 승객 분들이기에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에 친절을 베풀었는데 그것이 감사의 눈빛과 인사로 돌아올 때 정말이지 직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또한 내가 이렇게 친화적인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에 새삼 놀라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노선버스 중 하나의 노선버스에 지나지 않았는데 저의 친절이 어떻게 알려졌는지 모르지만 방송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소시민에 지나지 않는 제가 KBS아침마당, 6시내고향 등 여러 방송에 여러 프로그램에 나가게 된 것입니다. 방송을 타며 얼굴이 알려지면서 교통회관에서 강의 섭외가 들어와 기사님들을 상대로 강연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당시 조순 서울 시장님의 친절상을 받았고 이명박 서울 시장님의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할까, 행복한 일만 있을 줄 알았던 저에게도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굴곡이 있다고 하지만 저에게도 찾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평생을 같이할 줄 알았던 아내와 가정불화로 인해 이혼을 하면서 다니던 회사도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를 홀가분하게 해주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직접 책임지고 잘 키우고 싶은 욕심에 내가 맡아 키우게 합의를 봤습니다. 세월이 지나 아이 두 놈이 하난 성인이 되었고 하난 고등학생입니다. 엄마의 섬세한 손길이 없는 상태에서 모난 것 없이 씩씩하게 잘 커준 아이들에게 늘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혼을 하고 시내버스 회사에서 퇴직한 뒤로 제 인생은 험난했었습니다. 회사가 부도나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 한 경우도 있고, 또 들어간 회사는 월급이 너무 박해서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아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적도 있습니다. 어렵게 사는 와중에 나쁜 일은 이어지는 것인지 어느 날 면허취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풍요로운 동네에 사는 것이 아니다 보니 주차 전쟁이었습니다. 내 집 앞에 차가 서 있으면 빼달라고 연락해서 주차를 했으면 아주 간단한 일인데 마음이 약해서 남의 집 앞에 주차를 할 때는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에 연락을 안했습니다. 마침 동네 친한 사람들과 간단히 맥주 한잔 하는 중에 내 집 앞에 주차된 차가 갔다고 연락이 와서 다른 곳에 세워져 있는 내 차를 옴겼습니다.


아주 짧은 거리였지만 우연이 음주 측정에 걸려 면허가 취소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면허취소 될 정도의 음주를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벌점이 누적된 상태에서 음주 추가 벌점이 면허를 취소시킨 것입니다. 그렇다고 억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운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경우라도 음주를 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설마 한 내 불찰이었습니다. 운전을 직업으로 생활하던 제가 면허가 취소되니까 순간 살길이 막막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면서 내가 절망할 수 없기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도 했습니다.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알바도 했었고, 백화점에서 보안 요원도 하면서 하루 하 루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렇게 흘러가다 보니 지금은 강남에 L호텔에서 도어맨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시간이 지나 취소된 면허도 다시 땄고 2011년 또 좋은 여자를 만나서 새롭게 가정을 꾸리다 보니 새삼 내가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녹녹하지 않았습니다. 정말이지 속된 말로 “진짜 잘할 수 있는데! 친절의 선두 기수로 일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데!” 하고 생각했지만 어디든 저를 채용해 주는 회사는 없었습니다. 서류를 넣을 적마다 번번이 탈락했고 그럴 적마다 저는 슬픔과 후회에 젖어야 했습니다.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 같이 행복한 게 없다는 말을 요즘같이 실감해보긴 처음이더군요. 매일을 답답한 마음으로 보내면서 외로운 마음에 이곳에 사연을 한 번 올려 봅니다.




 


2013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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