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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엄마는 끌어주고 짝궁은 밀어주고,1p

작성자
이**
작성일
2001-02-19
댓글
0
조회수
565
애틋한 모정과 급우의 우정이 일궈낸 졸업식이었다. 서울 시내 5백여 초등학교가 일제히 졸업식을 한 1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천초등학교 졸업식장엔 숙연한 장면이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졸업장을 받은 신은미(辛恩美.12)양과 어머니 박미순(朴美順.43)씨, 은미양의 짝 김지연(金芝蓮)양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부모가 장애아동을 시설에 버리기까지 하는 각박한 세상입니다. 은미 어머니는 동동걸음으로 하루 서너차례씩 학교에 드나들면서도 한번도 얼굴을 찡그리는 걸 못봤어요. 이 상은 제가 아니라 전체 학부모들이 은미 어머니께 드리는 상입니다. "

윤문자(尹文子.61.여)교장이 朴씨에게 `장한 어머니 상` 을 건네는 순간 학부모와 졸업생들의 갈채가 교정을 덮었다.

이어 지연에게는 `봉사상` 이 주어졌다. 또 한차례 박수가 터졌다.

은미는 뇌성마비 장애1급 소녀. 태어나자마자 황달에 걸려 뇌 손상을 입으면서 불편한 몸이 됐다. 오른팔을 전혀 못쓰고 왼손은 손가락을 제대로 구부리지 못한다.

"그저 은미가 또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자라게 하고 싶었어요. 친구들과 다른 어머니들이 은미를 예뻐하고 도와준 덕에 무사히 졸업을 시키게 됐네요. "

서울시립 뇌성마비 복지관에 근무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딸의 휠체어를 밀며 등하교 길을 함께한 6년을 朴씨는 이렇게 말했다.

점심시간에 맞춰 학교로 달려와 밥을 떠먹였고, 오전 쉬는 시간엔 화장실 가는 것을 도와야 했다.

지연이는 어머니 朴씨가 없을 때 대신 은미를 도운 3년 단짝.

"은미랑 노는 게 재미있어요. 같이 있을 때는 남자 애들 욕도 해요. " 4학년 때 은미와 짝꿍이 된 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선생님에게 "은미와 계속 같은 반이 되게 해주세요" 라고 자청했다.

가방에서 책과 학용품을 꺼내주고, 은미가 손을 잘못 놀려 책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면 말없이 주워주었다. 다른 친구들도 쉬는 시간마다 바퀴 달린 은미의 걸상을 밀며 함께 놀았다.

여자 아이들은 은미의 점심 배식을 가장 먼저 챙겼고, 혹 은미 엄마가 못오면 대신 밥을 떠먹이기도 했다.

담임 주천봉(朱千奉.47)교사는 "은미가 특활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릴 땐 아이들 4~5명이 은미를 안아 옮겼다" 고 학생들을 대견해 했다. 학교측은 6학년 네학급중 은미네 반만 1층에 배려했다.

하지만 은미는 매일 오후 부근 복지관에서 받아오던 재활치료를 그만 둘 수 없어 중학교 진학을 잠시 미뤄야 한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섭섭해요.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 꼭 방송국 PD가 될래요. "
은미는 가족과 지연이, 그리고 다른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휠체어를 타고 교정을 떠났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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