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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교단서 쓰러진 ''강의 열정'';}

작성자
이**
작성일
2001-05-15
댓글
0
조회수
653

지난달 30일 오전 2시 경기 과천시 별양동 주공아파트 503동 1402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건축설계학과 신기철(申基喆·51) 교수의 서재에는 불이 꺼질 줄 몰랐다.

왼손 만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이틀 뒤 열릴 전시회 자료를 준비하던 신 교수의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졌다. 그의 상체가 책상으로 천천히 수그러졌다. 그리곤 일어나지 않았다.

11일 오전 10시25분 경기 평촌 신도시의 한림대 성심병원 중환자실. 의식불명이던 신 교수는 끝내 눈을 감았다.

99년 4월 강의 도중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고 정상적으로 말도 할 수 없었던 신 교수. 그 뒤 1년간의 각고 끝에 지팡이에 의지해 강단에 다시 섰지만 두 번째 닥친 뇌출혈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75년 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명지대를 거쳐 한양대에서 교수로 있는 동안 그는 공부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시간이 아까워 외부인들과의 접촉은 물론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지난해 1년 만에 다시 강의를 맡으면서도 주 18시간의 강행군을 스스로 택했다. 왼손으로 빼뚤빼뚤 필기를 해가며 어눌한 말투지만 열정적인 강의를 하는 동안 6시간 짜리 설계수업은 8시간, 10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이번 학기에는 이런 열정적인 수업의 연속과 도시건축작품전시회 준비에 온 정열을 바친 것이 한달여 이상 계속됐다. 그의 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한양대부속병원에서 열린 신 교수의 영결식에는 동료교수들과 학내·외 제자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신 교수는 부인 박복림(朴福林·51)씨와 딸 서원씨(22·한양대 도시건축학과 3년) 등 1남2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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