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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딸과 함께 환경노래 부르는 이기영교수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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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901

호서대 이기영(43·자연과학부) 교수가 ‘환경 보존’에 대한 자작곡을 초등학생 딸 인아(10)양과 듀엣으로 부른 음반을 낸다. 고교시절 취미삼아 작곡을 시작한 이교수는 고려대 재학시절 대학가요제에 도전했던 실력파 아마추어.

이씨는 84년 독일 베를린 공대에 유학간 뒤, 동양철학에 심취한 헤르만 바그너(당시 85세)씨 집에 머물면서 환경운동에 눈떴다. 교향악단 바이올린 주자로 일하다 은퇴한 바그너씨는 틈날 때마다 이씨에게 “서양 기계문명에만 의존하면 인류가 멸망한다”고 말했다.

귀국후 호서대에 부임한 이씨는 98년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연구로 ‘천주교 환경상’을 탔다. 서울 서초구청, 양천구청, 천안시 등이 강연 요청을 해왔다.

“딱딱한 강의 대신 부드럽고 재미나게 환경의 중요성을 전달할 길이 없을까 고심하다 학창 시절 취미를 살려 환경에 대한 노래를 직접 작곡하기로 결심했죠.”

이씨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냉수마찰을 한 뒤 학교로 출근, 아침 7~9시 사이 인적없는 교정에서 혼자 차를 마시며 선율을 구상하고, 퇴근한 뒤 기타를 치며 불러봤다. 어느날 딸 인아양이 노래를 따라불렀다. 화음 넣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씨는 딸과 듀엣으로 노래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한 구청 강당에서 공무원에게 강연할때, 제가 기타를 메고 딸과 함께 강단에 올라서자 청중들 표정이 확 피더군요. 재미난 교수가 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불러주는 곳이 늘었고, 신이 나서 작곡을 계속했어요.”

이씨는 작년 강원도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열린 시문학 세미나에 딸과 함께 참가했다가, 참석자들에게 “이런 노래를 널리 알리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음반을 내기로 했다. 좋아하는 술을 줄이고, 강연료를 모아 1500만원을 만들었다. 작년말부터 6개월간 틈날 때마다 딸과 함께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작곡 12곡을 녹음했다. ‘환경의 날’인 다음달 5일 신나라레코드에서 정식으로 발매한다.

(김수혜기자 s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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