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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비행 청소년들 ''컴도사''로 날다,1p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6-19
댓글
0
조회수
1481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오봉산 자락에 있는 고봉정보통신중·고교. 예전에 서울소년원으로 불리던 이곳의 한 교실에서는 15명의 학생들이 한창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교사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마우스를 움직이는 윤영일(가명·19·고1)군. 그는 “폭력을 휘둘러 두번이나 휴학과 복학을 거듭하다 결국 지난해초 소년원 신세를 지게 된” 소년이다. 그러나 윤군은 더 이상 `학교폭력범''도, `동네깡패''도, `사고뭉치''도 아니다.

그는 다음달 20일 치러지는 `컴퓨터 그래픽스 운용기능사'' 시험에 여념이 없는 `컴퓨터 마니아''로 변신해 있다. “지난 4월 시험에서 2문제 차이로 아깝게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기필코 붙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윤군은 이곳에서 낮 6시간 동안 계속 컴퓨터 공부를 하고도 모자라 저녁에도 숙소(생활관)에 있는 컴퓨터실에서 혼자 자습을 한다. 윤군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 채정후씨는 “이 애가 과거에 진짜 큰 죄를 지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청소년 범죄자''를 수용하는 소년원이 최첨단 정보화 교육의 현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재소자와 보호소년의 성공적인 사회복귀와 재범방지 등을 목표로 정보통신부와 법무부가 협조해 지난해부터 소년원을 특성화학교로 문패를 바꿔달고 정보통신 중심의 교과과정을 시작한 것이 점차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국 12개 소년원의 강좌에는 컴퓨터애니메이션과, 멀티미디어 정보통신과, 컴퓨터그래픽과, 경영정보과 등 일색이다.

14일 오후 늦게 방문한 경기도 안양의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의 정보화 학습 열기도 다를 바 없었다. 이 학교에는 영어회화, 피부미용, 미용 등 여러 강좌를 개설해 놓고 있지만,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곳은 역시 정보화 관련 강좌이다.

이런 정보화 학습 열기 속에서 나타나는 소년원생들의 변화도 놀랍다. 지난 4월 한 대기업이 주최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후원한 `학생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고봉정보통신 중·교 학생 7명이 참가해 5명이나 예선을 통과했다. 학교 관계자는 “공부라곤 별로 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이 몇달간의 노력을 통해 대회에 나가 상을 받고 창업, 벤처기업 취직, 대학진학 등을 하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학교 박상호(가명·18)군은 전문가들도 따기 힘들다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마우스(MOUSE)'' 자격증을 1천점 만점에 895점의 높은 점수로 따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폭력 혐의로 사회복지시설 입소처분을 받은 허가철(가명·20)군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가겠다는 일념으로 판사에게 간청해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99년 이후 전국 12개 소년원 원생들은 △컴퓨터 경시대회 우수상 수상 68명 △컴퓨터 및 각종 기능자격 취득 1568명 △고교·대학 진학 129명 △벤처기업 등 유망기업 취업 708명 등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때의 잘못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청소년들의 각오와 정열에 있다”고 소년원 교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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