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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가난한 식탁위의 행복...

작성자
정**
작성일
2001-06-28
댓글
0
조회수
1443

누구에게나 좋은 일은 잊기 쉽고

힘들고 어려웠던 일은 아물지 않고 가슴깊이 빠져있어 아려온다

지난 겨울은 마음도 몸도 추웠고 살얼음위를 딛고 걷는 느낌으로

모든게 지쳐 있다

그렇게 잘나가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IMF

직격탄에..딸아이의 학원도 운동도 ..아들눔의 놀이방도 ...

그만두게하며 이아비의 처한현실을 이해 해주는 애들이 고마워

밤늦도록 불면에 시달리며 약한모습 보이지 않을려 그렇게 겨울

은 저 혼자 네게 한살 더 덤땡이를 쒸우고 가버리네..

그렇게 지쳐보이는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집사람은 없는 티 안

내고 시장 여기 저기에서 저녁 찬거리를 고르고 골라 들고오네

물가는 많이 올라 피부로 느껴지는데..IMF 끝을 선언한지

언젠데..찬바람만 느껴지니.....

전에는 싸던 나물거리도 꽤 비싸져 이것 저것 조금씩 담고오는

조그만 비닐 봉지는 왜그리도 쳐져 보이는지 무거운 마음탓인지

축 쳐져 보이더군..

전에는 할인점 마~트에 가면 견물 생심으로 이것 저것 만져보다

사지 않아도 될물건들이 집에와서 풀어보면 꼭있어 내게 퉁을

먹곤했는데...

그런데 요즘엔 시장을 잘 가지도 않네...!

필요한 물품을 손바닥에 적어가서 지워진것 빼고 도 곧잘 와

버린다..

그리고 지난 늦가을엔 미나리 대파 생강을 베란다 빈화분에

심고는 열심히 물을주어 자고나면 쑥쑥자라는 그눔들 머리를

싹뚝자르는 날이면 된장국에서 헤엄을 푸르게 치더군..

씨레기 된장국에 헤엄치는 싹뚝짤린 눔들을 숫가락으로 그물질

해서 한창 크는 애들 건강을 챙긴다고 국물이 줄줄 타고 내리는

걸 한숫갈씩 퍼서 밥위에 올려주고 아무거나 잘먹어야 튼튼하다

며영양가 타령 해보니 맨날 그나물에 그밥이니 애들이 말은 안

해도 수저가 잘안가는걸 보니.....!

오늘은 뭘할까? 하더니 지난번 처형이 들려준 생닭을 냉동실에서

보물 꺼내듯 찜솥에 넎고 실낯같은 삼 몇뿌리에 끓여 놓고 식구

모두 둘러앉았다,

새끼 손가락만한 인삼 뿌리를 마치 산이라도 떼메어 온듯이 치켜

세우며 살포시 내밥위에 마누라가 올려둔다....

여기에 소주한잔 곁들여 비록 적게 차린거지만 정성에 포근한

맘을 누릴수 있어 더 없이 행복하다

돈을 떠나서 이처럼 함께 기대고 웃을수 있는 가족이 있음에

오늘의 취기에 한마디 해보네.."사람들은 왜 잊고 살까...

허턴 욕심만 버리면 산다는게 이래 소꿉 장난 같은데.."

(언젠가 남편이 적어 둔 글이네요 가끔 들쳐보며 웃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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