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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아버지 생명구하는 일인데 제 肝 정도야…”px,au

작성자
운**
작성일
2003-11-15
댓글
0
조회수
1752
“아버지 생명구하는 일인데 제 肝 정도야…”

“누구라도 그 상황이면 그렇게 했을 거예요. 아버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포기할 순 없잖아요. 솔직히 수술 전날엔 두려워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수술실로 들어가는 침대 위에 눕자 ‘내가 조금만 참으면 아버지가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지난 12일 삼성복지재단으로부터 제28회 ‘삼성효행상’ 청소년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대석군(17·울산 무룡고 2년). 간기능 저하로 쓰러진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기증한 효행으로 이번에 상을 받게 된 그는 자신의 몸보다 아버지의 건강을 먼저 걱정했다.

대석군은 수상 소식에도 그리 기쁘지만은 않았다. 수상자로 결정된 날 우연인지 휴직중이던 아버지가 다시 출근하게 됐는데 아직 완전히 회복하시지도 않은 분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그는 “수술 후 아버지가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하시는데 눈물이 나서 혼났다”며 수줍게 말을 이어갔다.

남부럽지 않게 살던 대석군의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지난 2월말. 아버지 최창기씨(43)가 갑자기 쓰러져 입원하면서부터다. 평소 과다한 업무로 피곤해하고 힘들어 하던 최씨는 눈과 온몸이 노래지며 황달현상이 나타나고 배에는 복수가 차서 걸어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병명은 급성 간경변. 최씨의 병세는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어갔고, 갑작이 목숨이 위태로워져 급기야 간 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무작정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어요. 더군다나 간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만 수천명에 이른다고 하더라고요”

대석군은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알리지 않고 서울아산병원에서 간 이식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병원측에서는 연소자라서 간을 이식할 수 없다며 만류했다. 그는 검사만이라도 받게 해달라고 떼를 썼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대석군은 초조하기만 했다. ‘아버지를 살려야 하는데…’

대석군은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할 수 있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아버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어렵게 수술 날짜가 법적으로 수술이 가능한(만 16세가 되어야 수술을 할 수 있음) 날로 정해져 최씨는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최씨는 현재 울산과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대석군은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되어 간이식을 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장기 기증자가 많이 나와서 꺼져가는 많은 생명들을 살려 주었으면 한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김윤숙기자 y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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