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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청소년 돕는 남순애목사 안타까운 사연-px,a

작성자
운**
작성일
2003-12-29
댓글
0
조회수
3580
‘거리의 엄마’거리로 쫓겨날 판


-가출청소년 돕는 남순애목사 안타까운 사연-

서울 도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도봉산 교회 남순애 목사(44)는 버림받은 아이들의 엄마다. 지난 11년간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가출한 아이들을 데려와 친자식처럼 돌봐왔다.

그러한 남목사에게 요즘 큰 고민이 생겼다. 아이들을 뒷바라지하고, 허물어져 가던 예배당 겸 집을 수리하느라 진 빚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불어난 것이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남편마저 간경화로 직장을 그만두면서 생활고가 가중됐다. 끊어져버린 전기와 수도는 어떻게 복구를 시켜놨지만 은행측으로부터는 이달말까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집을 경매에 넘기겠다는 통고를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돌보고 있는 아이들이 길거리에 나앉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무너진다.

그가 돌보는 아이들은 막내인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13명. 친 자식인 두 딸 지혜(13)와 은혜(12)를 빼고는 모두 거둬들인 아이들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친자식이나 들어온 아이들이나 자식임에는 매한가지다.

지난 1992년 이곳에 이사올 당시만 해도 그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어린 시절 새어머니에게 버림받아 여러 집을 전전하는 설움을 겪었던 그였기에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부모들이 돌봐줄 틈 없는 아이들을 데려와 같이 놀아주고 먹여주고 하는 통에 그의 집은 금세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돼버렸다.

얼마 뒤부터는 버림받거나 가출한 아이들에게도 눈을 돌렸다. 자폐증세를 보이는 아이들, 길거리에서 떠돌거나 도둑질하는 아이들, 본드를 마시고 주먹질하던 아이들을 만나면 설득해서 데려왔다. 대부분이 상처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어르고 달래며, 눈물로 호소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때로는 사랑의 매도 들었다.

“자칫 인생을 포기하기 쉬운 아이들에게 ‘너 자신은 누구보다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스스로 미래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했지요.”

아이들에게는 영적·정신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신학교를 다니고 2001년 목사 안수를 받아 교회도 열었다. 처음에는 난폭하게 행동하고 경계심을 보이던 아이들도 그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부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걸핏하면 남의 물건을 훔치는 등의 나쁜 습관을 보이던 아이들도 행동거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남목사를 거쳐간 아이들은 300여명.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거나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취직을 한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좋지 못한 길로 들어선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가끔씩 ‘엄마’를 찾아오는 그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질 것 같다. 마음에도 없는 구박을 하면서도 돌아서는 아이들의 손에는 쌈짓돈을 꼭 쥐여준다.

밤거리에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은은히 퍼지는 성가를 들으면서 남목사는 요즘 간절히 기도한다. 저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계속 돌볼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어떻게든 길이 있지 않겠어요. 그래도 여태 누구한테 몹쓸 일은 하지 않고 살았는데…. 저 아이들을 저대로 버려둘 수는 없어요.”

그의 절망섞인 바람이 이뤄졌으면, 그래서 아이들이 보금자리에서 따뜻한 겨울을 났으면. 이 겨울, ‘작은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해 본다. 연락처 (02)3491-1081

〈이호승기자 jbrav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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