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는 공기가 다르다는걸 느끼면서 가파른 산능성이에 위치한 주촌 보현행원에 도착하자 한달에 한번 이곳을 찾는 우리 "머리사랑 모임회"의 회원들을 반겨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젊었을 때 자식에게 온 힘과 기운을 다 바치시고 지금 당신의 껍질만 남은 외소한 마음과 몸은 여간 불편해 보이지 않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하얀 기저귀가 바람에 춤을 추고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들의 모습은 세월의 흐름과 무상함의 아쉬움인지, 마지막 가는 길을 맞이하는 마음인지, 쓸쓸한 표정이 얼굴에 드리워져 있다. 나는 머리를 자르면서 젊었을때엔 예뻤겠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멋있게 자르겠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왠지 마음 한 구석에는 쓸쓸함이 남는다. 보현행원을 다니면서 나는 사람들의 가슴이 얼마나 따뜻한지 새삼 느꼈는데 각종봉사회에서 목욕, 빨래 등을 하시는 걸 볼 수 있었다. 봉사를 다니면서 우리는 그 곳에서 배우는 것이 많았다. 실질적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더 있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저물어 가는 2000년에 외로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가슴에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따스한 손길이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건강을 빌어본다.
*-- 이글은 경남 김해시 머리사랑 모임회 이영순씨께서 봉사활동 후 쓰신 글입니다.알게 모르게 우리 주위에는 따뜻한 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