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menu-icon
mobile-menu-icon
close
close

미담 공유

[1000자감동사연]비오는 날/

작성자
살**
작성일
2000-09-28
댓글
0
조회수
861
※ 아래 내용은 코오롱그룹내에서 지난 8월 시행한 [사내 1000자 감동사연 공모전]에 응모된 내용 중 우수작들입니다.

============================================================

난 해마다 장마철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에게 특별한 사람도

그렇다고 잘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유독 떠오

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냐구요? 궁금하시죠 자 그럼....

제가 군대가기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1996년 여름 7월 중순. 한참 장마

가 극성을 부리던 때였습니다. 전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밖에 나가면서 우산

을 챙기는 것을 잊어 버렸습니다. 전 장마철이면 우산을 가방에 넣고 다닙니

다. 언제 비가 올지 모르잖아요. 그런데 그날은 날씨도 좋고 비소식도 없어서

그냥 나가 버렸습니다. 친구와 만나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기차를 타려고 역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한 중간쯤 걸어 갔을때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전 잠시 비를 피할곳을 찾았고

그곳에서 쭈그리고 앉아 비가 그칠때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는

그칠생각을 안하고 점점더 빗방울이 굵어져만 갔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아서 그냥 비를 맞고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날따라 택시도 타기도 힘들더라구요.

비를 온몸에 촉촉히 젖어갈 정도로 비를 맞았을때쯤 도로로 지나가던 차가 한대

멈춰섰습니다. 검은색 무쏘차량이고 창문은 모두 검은색으로 썬팅을 해서 안에는

누가 타고 있는지 전혀 안보이더군요. 그냥 전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고 있는데

''빵빵''하는 크락션 소리가 들리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전 뒤돌아 봤는데 그

차량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검은색 창문사이로 남자아이로 보이는 한 6살 정도

되보이는 꼬마와 나이가 지그시 드셔 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타고 있더라구요.

전 길을 물어보려는 사람인가 보다 하구 생각했었구요. 창문을 연 아저씨는

저한테 ''참 날씨한번 짖궂죠NULL'' 하고는 씩 웃어 보이시는게 아니겠어요. 그러더니

고개를 숙이고 옆자리에서 뭔가를 꺼내시더니 옆에 있는 꼬마에게 ''뭐해 이녀석아!

아저씨 우산 드리지 않고 저러다가 홀딱 다 젖어버릴라'' 하시고는 우산을 꼬마에게

내 주시는게 아니겠어요. 아이도 아버지의 행동이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인 것

같았습니다. 꼬마가 건네준 저는 그냥 멍해서 우산을 받아 들고는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그냥 바라만 보았습니다. 다시 아저씨는 ''그럼 조심해서 가요''

하시고는 창문을 닫고 빗길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가버리셨습니다. 우산을 쥔

손을 쳐다보고는 난 그때서야 아참 우산을 어떻게 돌려준담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아무리 당황해도 이정도로 멍청한 내 자신을 탓하게 되었습니다. 그 우산을

쓰고 집으로 돌아온 저는 어머니께 이 이야기를 해 드렸고 어머니께서는 차량

번호라도 알아두지그랬냐고 나에게 그러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냥 그런 호의를

배풀어 주신 아저씨가 고맙게만 느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아버지 곁에서

자란 그 아이의 미래가 궁금하며 생각하면 세상엔 아직도 좋은 사람이 너무나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 지금 자동차가없지만 저도 이다음 자동차가 생기면

그 아저씨가 주신 우산처럼 항상 곁에 우산을 놓고 다닐 겁니다. 그런다음 그 우산을

저도 같은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 줄것이고 그사람이 저와 같은 생각이어서

또 전해주다 보면 혹시 알아요 우산이 아저씨께 돌아가게 될지! 그리고 그런 일들을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경험하게 되다보면 세상이 살맛나게 되지 않을까요?

전 이런 제 경험과 그 아저씨의 호의에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 제가 즐겨

보는 ''좋은 생각''이라는 책에 글을 실어보고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마음데로

되지않더라구요. 전 비가오면 그 아저씨가 생각나지만 지금은 그 아저씨 옆에 타고

있던 꼬마가 아버지를 닮은 성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아이를 낳으면

저도 똑같이 할것이구요.

세상은 그래서 살만하다고 하는가 봅니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