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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불치병 제자 치유‘교정의 전설’,1p

작성자
재**
작성일
2001-04-04
댓글
0
조회수
910
-서울 영훈고 교사 최관하-


서울 영훈고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감동적인 사연이 있다. 이른바 ‘영훈고의 기적’이다. 근육이 말라가는 희귀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던 학생 2명이 이 학교 최관하 교사(39)의 보살핌으로 기적처럼 치유된 사건을 이르는 말이다.


지난 1998년 최교사가 담임을 맡은 학생 중에 근육병을 앓는 아이가 있었다. 의사는 아이가 1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이는 좌절하지 않았고, 최교사 역시 그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학교에 소문이 퍼지자 또 다른 학생이 자신도 같은 병을 앓고 있다고 최교사에게 고백해왔다.


최교사는 그때부터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두 어린 영혼들을 찾아가 머리를 어루만지며 기도했다. 몸이 말라 비틀어지고 힘에 부쳐 하루 종일 병상에 누워 있는 아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아이들의 병세는 호전됐고, 의사의 진단이 무색하게 고교 과정을 마치고 그 중 한 명은 대학에 진학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최교사 이름 앞에는 ‘성자’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학부모들은 “최교사를 보면 교직을 왜 성직에 비유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아무리 아이들이 심한 장난을 해도 매를 들거나 화내는 법이 없다.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집 근처 야학에 가서 4시간씩 공부를 가르치고, 제자들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대기 위해 지금도 매달 수십만원씩 사재를 턴다.


학교에서 소문난 말썽꾸러기들은 늘 그가 담임을 맡는다. 올해도 복학생 2명을 받아 그의 반은 학생 수가 다른 학급보다 더 많다. 불치병에 걸린 아이를 살려낼 정도이니 말썽꾸러기를 순한 양으로 만드는 것은 그에게 문제도 아닌 것이다.


그가 소개한 학생지도 비결은 2가지였다. 하나는 제자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 그는 수업 시작 전에 늘 기도한다. 아이들의 겉모습이 아니라 영혼을 보는 교사,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진실과 진리를 전달하는 교사가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그리고 이를 실천해 제자들을 감화시킨다. 다른 하나는 가정방문이다. 학부모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유로 교육부는 교사의 가정방문을 폐지했지만 그는 매년 가정방문을 간다. 집에 한번 가보는 것이 아이와 백번 상담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사전에 아이들에게 가정방문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부모에게는 가정통신문을 보내 허락을 얻는다. 가정방문이 아니면 학생의 아버지가 IMF 이후 실업 상태라는 것도, 부모와 떨어져 친척집에 살고 있다는 것도,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동생이 있다는 것도 알 수가 없다. 그는 “가정방문을 통해 학교가 무너진 것만큼이나 가정도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는 그는 역설적이게도 언제든 교직을 떠날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식고, 단순히 교사일이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그 순간 교편을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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