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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그 춥고 추운날..

작성자
김**
작성일
2001-12-04
댓글
0
조회수
320
그때가 아마 내가 6학년때쯤이었으니까..
한 3,4년 쯤 전의 일인듯 싶다.

친구 서너명과 같 처음으로 여의도에 위치한 LG사이언스홀에
갔을때 일이다.
학교 숙제로 LG사이언스 홀의 관람하고 오기로 했는데,
관람 인원이 너무 많아서 관람표를 2장 밖에 구하지 못했다.
그것도 3시간 후에나 시작하는 표였다.
하는 수없이 친구 중 2명만 관람하기로 하고, 숙제는 보고온
친구들의 말로 대신쓰기로 했다.
그렇게 낯선 여의도에서 한강둔치를 거닐며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이 되자 친구 둘은 관람을 위해 LG사이언스홀로 갔다.
나머지 친구들끼리 여의도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그때가 아마 한창 추워지길 시작할 10월의 하순쯤이었는데
여의도의 강바람은 너무 매서웠다. 움츠린 몸 구석구석까지
냉기가 스몄다.
더구나 비까지 섞인 바람은 우리를 너무도 괴롭게 했다.
아마 막 겨울이 되려던 환절기때여서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우리들에겐 더욱 그랬다.
어찌 그뿐이랴.. 돈도 얼마 없던 초등학생에게 비까지 내려
물기가 옷에 스며들자 그꼴은 비참하기까지 했다.
나는 밖에서 기다리는 무리에 끼여 있었는데, 너무 춥고 배고팠다. 온통 고층건물 뿐인 여의도에서 방황하는 것도 한두시간이지
비바람은 너무 참기 힘들었다.
그렇게 몇시간을 서성이다가 친구와 몇백원을 가지고 붕어빵을
파는 트럭 앞으로 갔다.
친구들과 따뜻한 오뎅국물의 김을 쐬며, 붕어빵 한개를 아껴먹다가 붕어빵 파는 아저씨에게 사정을 얘기하게 되었는데..
아저씨는 우리가 너무 안되었다며 뜨끈한 붕어빵 한봉지와 오뎅을 그냥 주셨다. 그 춥고 추운날.. 너무 고마웠다.
더구나 춥겠다며 우리를 좁은 트럭 안으로 들어오게 하셨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저씨는 장애인이었다,.
차량에는 장애인표시가 있었고, 트럭 한구석에는 휠체어가 놓여져있었다. 아저씨의 무릎을 덮은 담요에는 아저씨의 불편한몸이
가려져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있다가 몇시간 후, 관람을 하고 온 다른 친구들에게도
거저 먹을 것을 주시고, 정겹게 대해주셨던 그 아저씨..
우리는 너무 고마워서 그 좁은 트럭 안에 옹기 종기 앉아서
큰소리로 "붕어빵 사세요!"하고 소리쳤던 기억도 난다.
슬슬 추워지는 지금.. 그 고마운 아저씨가 너무 그립다.
이름도 모르고, 이제는 얼굴까지 흐릿해졌지만 그 아저씨의
정겨운 마음만은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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