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menu-icon
mobile-menu-icon
close
close

미담 공유

“비둘기 할아버지”

작성자
세**
작성일
2002-10-05
댓글
0
조회수
644
날짜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봄바람을 쐬러 오랜만에 친구들과 어울려 한강으로 우리는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람들은 무척 많았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들 해맑은 모습으로 바람을 쐬고 있었습니다.
그때 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유난히 시선이 끌렸습니다.
초췌한 모습에 등에 지고 있는 많은 짐들..
젊은 사람이 아닌 할아버지 였습니다.
짐을 풀자 많은 것이 나왔습니다.
쌀과 보리등..가방에서 나온 것이 쌀과 보리라..

친구들의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저는 계속해서 할아버지의 행동 하나 하나를 주시했습니다.
혹시,노숙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나친 제 상상이었지만..
그리고 잠시 후,할아버지께서는 가지고 오신 많은 양의 쌀과 보리,수수 등을 바닥에 뿌렸습니다.

그러자,어디서 그렇게 많은 비둘기가 날아 오는지..
수십마리의 비둘기가 쌀과 보리를 쪼아 먹느라 정신이 없는 새에,더욱 놀라웠던 건 갑자기 할아버지의 빠른 손놀림으로 비둘기를 잡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놀라서 입이 벌어졌고,자신도 모르게 그곳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호기심에 가득찬 눈빛으로 저는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비둘기를 왜 잡아가세요? 새를 잡는 것도 법에 걸리는 지 잘 모르세요? 라는 말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왔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는 얼굴에 웃음을 띄우시고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혹시 비둘기의 발에 실이 단단하게 동여져 있는 모습이 보이니?” 과연,할아버지의 말씀 그대로 였습니다.

갑자기 칼을 꺼내시더니 비둘기의 발에 동여져 있는 실을 끊으시며 말씀을 이으셨습니다.

“비둘기가 흔한 새이긴 하지만 다친 새들이 많단다.
사람들과 함께 도시에서 생활하니까 그런거지..“

할아버지의 가방에서는 구급약 상자가 나왔습니다.
그 비둘기에세 약과 반창코를 붙이시더니 다시 그 비둘기를 날려 보내시며 말씀을 이으셨습니다.

"우리 할멈은 매일 나를 구박한단다. 비록 지금은 ‘닭 비둘기’라고도 불리지만 새들이 서서히 멸종되어 가듯이 머지않아 흔하던 이 비둘기들도 멸종될 것이라고...나는 이 일을 내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하고 싶단다. 내 작은 소망이지만..." 하시며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그리고,할아버지께서는 다른 비둘기를 돌봐줘야 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서셨습니다.

나는 재빨리 방금전의 내 짧았던 행동에 대해 용서를 빌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괜찮다고 하시며 바쁜 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사람들은 할아버지에 대해서 내가 바라보는 것처럼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선행이라는 건..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할아버지께 더욱더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이 어떤 말을 해도 아마 할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소망대로 생을 마감할때까지 선행을 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