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일입니다. 여섯살인가 일곱살 때 일인데요. 저녁이 되기 전이었는데,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공은 제 공이었는데, 엄마를 졸라서 겨우 산 공이라서 굉장히 아끼던 공이었어요. 그 당시 굉장히 인기있었던 통키의 공^^. 암튼 친구들과 잘 가지고 놀다가 어떻게 하다 보니까 공이 경기대학교 쪽으로 날라가 버렸어요. 그 때 저의 집은 경기대 뒷쪽 아파트 였거든요. 저는 공이 날라가자마자 막 울면서 경기대 정문 쪽으로 뛰어 내려갔어요. 한참 공을 찾고 있는데 어떤 대학생 오빠가 왜 우냐고 묻더라구요. 저는 그 이유를 설명했고, 그 오빠는 함께 있던 친구를 보내고 저에게 자신이 공을 사주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문구점으로 가는 동안 자신도 어릴적에 어른들께 받았던 5000원을 잃어버렸던 일을 말해주면서 저를 울지 않도록 달래줬죠. 문구점에 다 도착하고 나서 오빠는 저에게 공과 플라스틱으로 된 악세사리 까지 사주고, 또 저의 집 앞까지 바래다 주었습니다.
처음 보는 꼬마애에게 그렇게 따뜻하게 대해준 그 오빠.
지금에야 그 공 하나 쯤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 때 저에겐 보물 1호로 여길정도로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분의 얼굴도 기억이 안나고 이름도 모르지만, 이 기회를 빌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