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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여성 재활모임‘새움터’강옥경 동두천대표 p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0-18
댓글
0
조회수
635
“매춘보다 사회냉대가‘언니’들에 더 큰상처”

“매매춘의 기지촌에 희망을 심고 싶어요” 아름다운 이웃―기지촌 여성을 위한 모임 ‘새움터’ 동두천대표 강옥경씨 “기지촌 여성을 위한 모임이라고 해서 우리들을 봉사자로 보는 시각은 사양합니다. 우린 스스로를 활동가라고 불러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한다는 의미에서죠.” 96년에 만들어진 ‘새움터’의 동두천대표 강옥경(여.36)씨. 새움터가 송탄에 상담소를 둘 예정이어서 하나밖에 없는 동두천 사무실이 지부가 됐다며 웃음을 짓는다.


현재 ‘활동가’는 6명이다. 대부분 그 이전부터 기지촌 일을 해 왔던 사람들이다. 강대표는 11년의 활동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왜 푸릇푸릇한 젊음을 매매춘의 곰팡이 냄새가 가시지 않는 기지촌 안에서 활동가로 보내게 됐을까.


“의정부의 ‘두레방’에서 자원활동가를 구한다기에 지원했지요. 혼혈아 보육 보조교사로 일하면서 점차 언니(매춘여성)들이 우리 사회의 모순에 희생된 사람들이란 것을 깨닫게 됐지요.” 그는 우리 사회가 매춘의 덫을 곳곳에 파놓고 거기 걸려든 여성은 평생 올가미로 묶어놓는다고 했다. 더구나 기지촌에선 미군들의 원활한 성욕 해소를 위해 우리나라 ‘언니’들의 인권이 항상 뒷전이다.


‘언니’들의 뼈아픈 사연을 전하는 강대표의 목소리는, 그가 좋아한다는 김남주 시인의 카랑카랑한 음성을 연상시켰다. 시인도 탄식했었다. “상품처럼 돼지처럼 사고 팔 수 있는 성의 시장에서/ 이제 더 이상 성은/성스러운 것이 아니라네.” 새움터는 기지촌 여성과의 상담, 혼혈아 공부방, 공동식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기관과 연계하여 의료, 법률 등의 지원을 한다. 무엇보다 ‘언니’들의 전업을 위한 여성센터 운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모순’을 드러내기 위한 사회운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한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군산 화재참사 사건’에 대한 사회단체와의 연대운동이다. 매춘 여성 5명이 감금된 상태에서 불에 타 죽은 그 사건에 대해 업주와 관계 공무원들의 결탁 의혹을 잡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실 그는 이런 인터뷰를 계속 피해 왔지만, 사람들이 군산 사건에 대해 한 번이라도 심각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자를 만났다고 했다.


“제가 상담한 모든 언니들은 사회의 냉대로 인한 상처를 너무나 깊게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업을 꿈도 꾸지 못했던 거지요. 군산에서처럼 쇠창살에 의한 감금도 있겠지만, 심리적 자포자기도 또 다른 감금입니다.” 그는 새움터의 활동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벽’을 자주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그 벽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는 않는다.


동료 활동가와 일반 후원회원들을 생각할 때마다 힘이 샘솟는 걸 느낀다며 그는 ‘초목의 어린 싹이 새롭게 자라는 터(새움터)’로 총총히 돌아갔다.


〈장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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