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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손으로...눈으로..."서로의 사랑을 전헤요"px,auto,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1-15
댓글
0
조회수
547
“수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을 전달하는 수단이죠.”

수화통역사 정택진(36)씨는 농아들 사이에서 유명인사다. 작년 10월부터 KBS 장애인대상 프로그램 ‘사랑의 가족 ’에서 방송내용을 수화로 통역하고 있다. 또 수화 인구를 늘리기 위해 각종 사회단체와 기업체 동아리 등을 다니며 수화를 가르친다.

정씨가 수화와 인연 맺은 것은 84년 9월. 정석항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서 항공정비사로 일하던 그는 교회에서 호기심으로 수화를 시작했다.

“수화를 배우면서 많은 농아들이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천농아인협회에서 정식으로 수화를 배우고, 8 5년 가을부터 인천 농아고아원 ‘성동원 ’에서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곳서 평생의 반려자 이주순(33)씨도 만났다. 농아에다 고아인 아내를 맞아들이는 것에 대해 주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는 농아 아이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농아 부인 덕에 농아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된 정씨는 이들의 현실에 분노했다.“농아들에게는 은행 대출도 하늘의 별따기, 농아를 상대로 한 사기도 많습니다. 교통사고가 나도 말 못하는 농아들이 뒤집어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결국 정씨는 대한항공을 그만두고 농아들을 돕는 일에 나섰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그 자신 4급 장애인이지만, 농아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정씨는 “농아들과 함께 하는 삶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다”고 했다.

“5년전 고관절 수술을 받았을 때 농아 친구들이 병문안 와 몰래 봉투를 놓고 갔어요. 꼬깃꼬깃한 천원짜리가 서너장씩 들어있는 걸 보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농아 수는 전국적으로 10만명(협회추산 35만명)이 훨씬 넘지만, 이들을 돕는 수화통역사는 170명에 불과해 정씨의 하루하루는 바쁘기만 하다. 정씨는 “수화통역사는 사명감이 우선인 힘든 직업 ”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질 때 모두에게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송동훈기자 dh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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