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미술계 인재들을 양성하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싶었습니다.” 미국 뉴욕 스튜디오 건물을 조선대에 기증한 재미화가 김보현(83·사진 왼쪽)씨는 21일 “조국의 후학들과 시민들이 미술을 사랑하고 이해하는데 조그마한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최근 후학을 가르쳤던 조선대에 자신의 스튜디오로 사용하고 있는 맨하탄 라파예트가 417번지에 있는 8층짜리 건물(시가 200억원)을 문화재단 자산으로 기부했다.
앞서 김 화백은 지난 3월 광주를 방문해 40년동안 그렸던 340점(시가 170억원)을 새로 건립되는 조선대 미술관 소장품으로 내놓았다. 1917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1946년 조선대 미술대 초대 학장으로 부임해 10년동안 후학 양성에 힘썼다. 그러나 여·순사건과 한국전쟁 와중에서 좌우 양쪽으로부터 공산주의자와 친미주의자로 몰리자 1955년 미련없이 태평양을 건넜다.
김 화백은 미국에서 동·서양 사상을 조화시켜 현대 회화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얻었으며,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등 국제적인 미술관에 그의 작품이 걸려 있다. 부인 실비아월드(85·사진 오른쪽)도 세계 최초로 실크 스크린을 예술작품화한 화가로 명성이 높다.
조선대는 2003년까지 김보현·실비아월드 미술관을 지어 김 화백과 부인의 작품을 전시하고, 뉴욕의 문화재단을 조선대 예술계 인사들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