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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탤런트 정애리씨 매주 찾아가 위문 ,1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2-05
댓글
0
조회수
564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성로원 아기집’에 살고 있는 11개월 된 현수(가명)는 지난 8월 “심장이 선천적으로 기형”이란 진단을 받았다. 4월 말 ‘성로원’에 올 때부터 현수는 얼굴에 푸른 빛이 돌았고 시름시름 기운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장기 기증자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장기 기증자는 구했지만 기증자가 어른이라 아기 심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다들 걱정이 많았어요.”

마침 병원이 파업중이라 아기를 업고 병원 3~4곳을 돌았던 부원장 전옥자(54)씨는 10월 25일, 현수가 커다란 침대에 실려 수술실에 들어가는 순간 눈물을 삼켰다. 긴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전화벨이 울렸다.

“우리 현수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라디오 프로그램 녹음 때문에 직접 찾아오지 못한 것을 미안해 하며 매일같이 전화를 주었던 탤런트 정애리(정애리·40)씨였다. 수술이 끝나고 며칠 후, 정씨는 병원으로 달려왔다.

버려진 만 3세 미만의 아기 73명이 살고 있는 ‘성로원 아기집’에 정씨가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12년 전 드라마 촬영차였다. 잃어버린 자식을 찾으러 전국 고아원을 돌아다니는 엄마 역할이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많은 아기들이 ‘꼭 다시 오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어요.”

1주일 내내 아기들 얼굴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정씨는 다시 ‘성로원’을 찾았다.

그리고 매달 꼬박꼬박 ‘액수는 묻지 말아달라는’ 후원금을 보냈다. 촬영이 비면 시간나는 대로 빈대떡같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만들어 그곳으로 달려가곤 했다. 결혼한 지 3년 만에 새벽부터 아이들에게 줄 음식을 마련하는 것을 본 남편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20대인 당신이 벌써 그렇게까지 할 것 있냐”며 못 마땅해 했다. 당시는 딸 지현(8)이가 태어나기 5년이나 전이었으므로 자기 자식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일흔명의 ‘엄마’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 어색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정씨는 “지금 못 하는 일을 나이들어 하겠느냐”며 남편을 설득했다.

정씨는 그때부터 근처 여의도에서 촬영하다가 분장을 한 채 한두 시간씩 성로원을 찾아 아기들과 놀아주거나, 촬영이나 녹음 시간에 쫓길 때면 매일 전화로 아기들의 안부를 물었다. 부원장 전씨는 “유명 탤런트가 찾아와서 놀란 게 아니라 1주일에 한두 번씩 꼬박꼬박 찾아오는 열성에 놀랐다”고 했다.

정씨는 98년부터 청량리에서 노숙자 등에게 무료배식을 하는 다일공동체 청년회 모임 ‘밥퍼’에서 일하게 되면서 노숙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도 숱하게 만났다. 대구 보육원 등 6곳에 매달 후원금도 낸다.

(박민선기자 sunris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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