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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사업수익 51%는 장애인위해 쓸 것" ,

작성자
이**
작성일
2000-12-08
댓글
0
조회수
457
<파킨스씨병 앓아...
"온몸 근육 굳어가지만 자선결심도 굳어져">



새벽 5시. 임홍규(45)씨는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수하고, 옷 입고 양말 신고…. 그러는 새 어느덧 2시간이 지났다. 또 힘든 하루가 시작된다.

건설회사를 운영중인 임씨는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다. 중뇌의 뇌세포가 손상돼 행동에 장애가 오는 병이다. 뇌세포 호르몬이 손상돼 나타나는 병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

“93년 직원들과 밥 먹으면서 발끝이 떨리는 걸 처음 발견했어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임씨는 작년 9월 한전에서 퇴직할 때까지 20여년을 건설현장에서 보냈다. 임씨는 발병 후 증세를 접하면서도 “괜찮겠지”하고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97년 서울중앙병원에서 ‘파킨슨씨병’이란 진단을 받았지만 그 때도 병이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몰아칠지는 몰랐다.

하지만 하루하루 달라져갔다. 출근하고도 힘이 없어 소파에 파묻혀 지내는 날이 많아졌다. 허리는 구부정해졌고 다리를 질질 끌며 걸었다. 어눌해진 말투 탓에 전화받는 것조차 겁났다. 주변에서 “임 과장 요즘 이상해”라고 수군거렸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없이 했던 시기였다.

98년 11월 17일, 임씨는 경기도의 한 산속에 들어가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다 문득 결심했다.

‘힘들다고 내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남을 위해 살아보자.’

그는 올해 초 사업을 시작했다. 건물 리노베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시공업체였다.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하루 4~5시간 자면서 일에 몰두했다. 집에 가면 온몸이 쑤셨고 밤새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몰아쳤다. 하지만 일감은 꾸준히 늘어났다. 사업 시작할 때 3명이었던 직원은 13명으로 늘었다. ‘야광타일’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 동선을 보여주고, 화장실에 부착해 정전이나 비상시 빛을 발하게 하는 제품이다.

이번달부터 그의 회사는 이 ‘야광타일’을 대량 생산한다. 아직 상업적으로 성공할지는 의문이지만, 그는 스스로 약속했다. ‘수익의 51%를 장애인들을 위해 쓰자.’ 장애인에게 무관심했던 그였지만 몸이 불편해지고 나서 그들의 아픔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돈 벌기 위해 사업을 했다면 요즘의 건설 불경기가 두렵겠지만 지금 저는 매우 편안합니다. 저에게 필요한 만큼 돈이 들어올 것으로 믿어요. 물론 (돈은) 장애인들을 위해 쓸 겁니다.”

자신의 장애를 이겨내고 이제 남의 장애를 위해 일하겠다는 임씨의 다짐이다.

( 안석배기자 sbah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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