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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생활영어 강의 오연숙씨

작성자
살**
작성일
2001-01-09
댓글
0
조회수
445
매주 화·목요일 오후 2시면 서울 서대문구청 자원봉사센터 교육장에서는 발음 좋은 영어가 들려온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오연숙씨(43·서대문구 홍은3동)와 그의 딸 정진희씨(19). 두 모녀는 이곳에서 7개월째 초등학교 5, 6학년생을 대상으로 생활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남편의 유학으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9년 이상 살면서 그곳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걸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돈과 시간에 여유가 없던 유학생 시절이라 봉사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한국에 가서는 꼭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씨는 그러나 지난 93년 귀국한 후 바로 뜻을 이루진 못했다. 한국의 여느 주부처럼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들 뒷바라지 하느라 시간을 낼 수 없어서였다. 큰 딸이 대학에 진학한 지난해에야 비로소 10여년 전의 결심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경로당을 돌며 노인들에게 수지침을 놓는 봉사활동부터 시작했다. 그후 유창한 영어실력을 썩히지 말라는 권고를 받고 시작한 것이 초등학생을 위한 생활영어 강의다. 처음에는 혼자 강사로 섰으나 큰딸을 ‘동료교사’로 참여시켰다. 딸의 영어 발음이 원주민 수준인 것도 있지만 수강 어린이들에게 봉사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는 틈날 때마다 “여러분들이 지금 받는 혜택은 나중에 자원봉사를 통해 반드시 다른 이웃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오씨는 영어교실에 참여한 학생들 10명과 독거노인 10명에게 조부모와 손자 인연을 맺어 주었다. 이들은 이후 매주 하루 이상 의할아버지, 의할머니를 방문해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오씨의 올해 희망은 고아원을 비롯한 결손가정 아이들과 일반가정의 자녀들을 함께 같은 자리에 모아 놓고 영어를 가르치는 것. 그는 “부모없이 자란 아이들이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거리낌없이 뛰노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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