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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손주 생겨 얼마나 좋은지...";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5-10
댓글
0
조회수
819
서울 흥인초등교 60명 무의탁 노인과 결연

"밥이나 한끼 주는 줄 알고 왔는데 손자가 생겼네.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

9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흥인초등학교 강당. 6학년생 고지환(12) 군의 손을 꼭 쥔 박귀임(64) 할머니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자식 없이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아온 朴할머니에게 이날 ''무의탁 노인 결연식'' 을 통해 난생 처음 손자가 생긴 것이다. 高군은 "팔다리도 주물러드리고 함께 놀러가기도 하겠다" 며 즐거운 표정이다.

이처럼 흥인초등학교 학생들과 손자.손녀 결연을 새로 맺은 노인들은 60명. 학교측이 동사무소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을 추천받아 결연을 희망한 학생들과 집이 가까운 순서로 맺어준 것이다.

3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딸들을 출가시킨 뒤 혼자 살아온 양영순(74) 할머니도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연을 맺은 5학년생 송지혜양은 "친구들이 해보자고 해서 나섰다" 고 쑥스러워하면서도 할머니와 잡은 손은 내내 놓지 않았다. 학교측은 수건.우산.영양제 등 선물도 마련해 노인들에게 전했다. 서로 빨리 친해질 수 있도록 5월말에는 놀이공원 나들이 행사도 할 예정이다.

흥인초등학교가 이와 같은 행사를 갖기 시작한 것은 1999년. 결연학생들은 주로 주말을 이용, 노인들의 집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심부름을 하는 등 활동을 벌인다. 학교측은 이를 일기로 기록하도록 해 연말에 모범학생 표창도 한다. 학부형 金모(43) 씨는 "결연을 하고 나서는 친할아버지.할머니께도 더욱 잘하는 것 같다" 고 만족해 했다.

유재우(兪在禹) 교장은 "경로사상이 갈수록 희박해지는 것을 보고 생생한 효(孝)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면서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웃어른을 널리 공경하는 마음을 길러주려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흥인초등학교에서는 지역사회 노인 20여명이 ''교통할아버지'' 모임을 결성, 등하교길 안전지도에 나서는 등 세대간 유대의 폭을 넓이는 각종 활동도 펴고 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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