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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우리마을은 장미꽃대궐''/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5-28
댓글
0
조회수
949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바람을 타고 진한 장미 향기가 코끝에 가득 스며든다.


골목길 90m에 세워진 아치 11개에서는 붉은 와인빛 장미 넝쿨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서울 강동구 천호2동 461의 135 일대 ‘장미꽃 마을’. 골목길이 ‘꽃길’로 통하는 이곳에는 아치형 ‘꽃 구름다리’와 베고니아 철쭉 등 각종 꽃이 심어진 화분 200여개가 담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동네 주민들이 담에 그린 연꽃, 농악, 등대 그림이 꽃들과 잘 어울린다.


천호대로변에 20여채의 서민주택이 모인 이 골목은 5년 전만 해도 쓰레기 등이 쌓여 있는 ‘변두리 뒷골목’에 불과했다. 그러나 97년부터 이 곳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터줏대감’ 4가족이 “더 이상 우리 동네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뜻을 같이해 꽃길을 가꾸기 시작했다.


우선 십시일반으로 모은 50여만원으로 묘목과 화분을 들여놓았다. 이웃들도 뒤따르기 시작했다. 꽃 아치는 고물상을 뒤져 찾아낸 쇠파이프를 이용해 비용을 아꼈다.


환경이 달라지면서 이웃사랑도 깊어졌다. 주민들은 98년 서울시 푸른 마을 대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 100만원을 아껴 두었다가 23일 조촐한 ‘제1회 장미축제’를 열었다. 인근 주민 300여명과 함께 국수 등 먹을거리를 함께 나누며 ‘꽃보다 아름다운 인정’을 나눈 것이다. 주민 이연수씨(53)는 “자기들이 사는 곳도 ‘꽃대궐’로 만들고 싶다면서 먼 곳에서 견학을 오는 분들도 있다”며 “꽃을 가꾸면서 새록새록 쌓인 ‘이웃 사랑’ 때문에 이제는 다른 곳으로 이사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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