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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네가 누구더라.... 여기가 어디지?",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5-30
댓글
0
조회수
770

치매/어머님이 ''망각의 늪''에 빠졌어요


《‘남편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내 이름조차 잊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치매가족회 포스터 속에 표어로 걸린 한 부인의 고백은 치매의 ‘허망함’을 일깨워준다.


‘망각의 늪’에 빠져 자식과 배우자는 물론이고 종국에는 자기자신마저도 ‘늪’속에 잃어버린채 세상을 마감하는 치매환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지만 사회적 대책은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끼치는 고통이 다른 어느 노인질병보다 심각한 것이 바로 치매.


장기간의 치료와 간병비도 문제지만 부부맞벌이와 핵가족화 때문에 한 가족만이 짐을 지기에는 그 무게가 너무 무겁다.


자칫하면 ‘가정 파괴’로까지 몰아가는 병이다.》


▽치매란?〓치매는 정상적이던 사람이 각종 뇌질환으로 뇌세포가 파괴되어 지적 능력을 상실한 질병을 통틀어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200여가지나 알려져 있다. 이중 의사들이 치료대상으로 진단에 주의를 기울이는 질병은 60여가지.


가장 많은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을 아직까지 분명하게 모르고 완전치료법이 없다. 그 다음은 뇌혈관성치매로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생긴다. 기타 비타민 부족, 대사질환 등이 치매의 원인이 되기고 한다.


치매 자체로는 사망하지 않으나 말기에 이르어 폐렴 요로감염증 욕창 등 합병증에 걸려 사망하게 된다.


치매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65∼74세 사이에는 10%가, 75∼84세에서는 19%가, 85세 이상은 47% 정도가 이 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얼마나 되나?〓5월 현재 치매환자는 29만4000명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8.3%가 앓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치매환자숫자는 2020년에는 61만9000여명으로 지금보다 2배 정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표>참고.


그러나 치매 노인을 돌보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증 치매환자를 돌보는 시설인 치매 전문요양시설은 2001년 2월 현재 39곳으로 한곳이 50∼100명을 받고 있으므로 대략 4000명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 정부는 2003년까지 이 시설을 70곳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확충 뒤에도 수용규모는 1만명을 넘지 못한다.


치매전문요양병원은 현재 진료 위주로 단기 입원 환자를 받고 있는데 2001년 5월 현재 전국에 7곳이 문을 열었고 2003년까지 18곳으로 늘릴 예정.


이외에 치매환자를 위한 재가복지시설로는 △주간보호 △단기보호 △가정봉사원파견 시설이 있다. 그러나 치매 환자 관련 모든 시설을 합해도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규모는 1만∼2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상은?〓치매는 개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모두 다르다. 환자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개인적인 성격 건강상태 경험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증상별로 초기 중기 말기의 3단계로 진행 과정을 구분하지만 진행과정도 사람마다 똑같지 않고 순서가 뒤바뀌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병의 경과를 이해하고 있어야 가족이 당면하게 될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과 차후 계획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초기(건망기) 단계〓가족은 물론 의사들도 ‘그 사람, 나이가 들어서 그런거야’ 하면서 무심코 지나치게 된다. 치매는 대개 매우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발병시기를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언어장애, 최근 일에 대한 기억 상실, 시간과 방향 감각의 상실, 판단력 장애, 의욕상실, 우울증과 공격적 언동, 취미활동에 대한 흥미 잃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


△중기(혼란기) 단계〓문제의 증상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금방 일어났던 일이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혼자서 해결할 없는 어려운 문제가 늘 생긴다. 화장실가기 세수하기 옷갈아입기도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집을 나가 배회하다가 길을 잃고 환각도 경험한다.


△말기(치매기) 단계〓남에게 완전히 의존하는 상태가 되고 기억은 모두 상실된다. 병의 증상이 신체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음식을 먹지 못하고 가족과 자신이 아끼던 물건도 알아보지 못한다. 주변 상황에 대한 이해나 분석능력이 전혀 없다. 집안에서도 방향을 찾지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된다.


▽치매는 초기부터 치료해야〓뇌세포는 일단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치매의 각종 원인질환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무리 좋은 치료도 소용이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억장애는 노인이 되면 으레 있는 법’ 또는 ‘치매는 고칠 수 없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초기 기억장애가 있을 때 병원을 찾지 않고 치매가 심해져 노망증세가 나타나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金相鈗)교수는 “현재 치료를 받아야 할 치매환자의 1%만이 병원을 찾고 있다”면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순 기억 장애도 치매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생기면 우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권고한다.


치매 가운데 10∼25% 정도는 원인질환을 치료함으로써 완치될 수 있다. 비타민부족으로 인한 치매는 비타민을 먹으면 완치되고 뇌경막하출혈 때문에 생긴 치매는 수술을 하면 고칠 수 있다. 알츠하이머치매처럼 근본 치료법이 없는 치매라도 치매에 따른 각종 정신적 행동 장애는 증상을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진수(金鎭洙)교수는 “원인치료는 안된다 하더라도 요즘에는 행동 장애를 고치는 약물이 많다“며 ”적당한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삶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가족이 돌보기에도 훨씬 나아진다“고 말했다. ▽치매 가족의 문제〓치매는 주의 가족에게 커다란 부담을 준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슬픔뿐만 아니라 죄책감과 분노감 당혹감 외로움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치매가족회 등 모임 참석해 경험자와 교류하는게 큰 도움이 된다.


<성하운기자>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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