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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승객 돈 3100만원 돌려준 택시기사,1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6-11
댓글
0
조회수
1844
사례금 안받아 本社 ''가뭄'' 성금으로

“아주머니가 두고 내린 돈 때문에 얼마나 갈등했는데 또 돈을 내미세요?”
지난 4일 오후 8시쯤, 인천 주안5파출소에서는 습득물 사례금을 두고 때아닌 승강이가 벌어졌다. 4시간 전 택시에 두고 내린 현금 3100만원을 돌려받은 송희경(여·40)씨가 돈을 들고 온 택시기사 김종오(42·인천 신현동)씨에게 사례금 100만원을 내밀었던 것. 그러나 반갑게(?) 받을 줄 알았던 김씨는 “3100만원 때문에 고민했던 것을 생각하면 부아가 치민다”며 벌컥 화를 내고는 나가 버렸다.

김씨는 이날 오후 4시쯤 뒷자리에서 돈다발이 든 쇼핑백을 발견하고 한적한 곳으로 차를 몰아 허겁지겁 돈을 세기 시작했다. 그 순간 김씨는 고민에 빠졌다. “이 돈이면 어머니를 전세방으로 모실 수 있을 텐데…”, “남은 빚을 한꺼번에 정리할 수도….” 노모를 모시고 두 딸과 함께 보증금 900만원에 월 6만원짜리 지하방에 살고 있는 김씨. 그는 사업실패로 진 빚 1억여원을 매달 100만~150만원씩 갚느라 8년째 한 달에 28일씩 일하는 고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절반쯤 세었을 때 갑자기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습득 2시간 만이었다. 김씨는 송씨에게 “나도 돈에 한이 맺힌 사람”이라며, “늦게 갖다 줘서 오히려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 송씨는 김씨에게 20여 차례 전화를 걸어 “하늘이 무너지고 정신이 아뜩했던 당시를 생각하면 (사례금을) 꼭 주고 싶다”고 설득했지만 김씨는 “나 좀 그만 괴롭히고 더 뜻있는 곳에 써달라”는 말로 번번이 거절했다.

고민하던 송씨는 10일, 100만원을 ‘농촌에 양수기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본사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택시기사 김종오’라는 이름으로였다. 김씨도 “돈이 제대로 된 사용처를 찾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최재혁기자 jh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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