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menu-icon
mobile-menu-icon
close
close

미담 공유

장애인도 예쁘고 편한옷 입을 권리있다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7-04
댓글
0
조회수
1053

‘장애인패션쇼’ 진행한 김성윤씨

내일‘장애인 의상발표회’
목발 짚고,휠체어 타고 일반 기성복은 불편하다.의족 의수 부분에 찍찍이 자석 붙이면 입고 벗기 훨씬 쉽지 않을까?

“아주 좋아요. 관객들의 시선을 완전히 압도할 수 있도록 충분히 포즈를 취하세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별관 13층 강당에선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4일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세종문화회관 분수대광장에서 열릴 `장애인 의상 발표회''를 앞두고 장애인 출연자 37명이 모두 나와 호흡을 맞춰보는 리허설이 펼쳐진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패션쇼에 장애인들이 모델로 직접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대로 의상을 갖추진 않았으나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한 출연자들은 강당을 한바퀴 빙 돈 뒤 단상 앞에 이르러 저마다 자신있는 한두 가지 표정과 몸짓을 연출해 보였다.

“생각보다 힘드네요. 휠체어에 앉아 표현할 수 있는 포즈도 제한돼 있구요.”

손을 어디에 둬야 할 지 어쩔줄 몰라 하는 이금순(42)씨는 2년6개월 전 교통사고로 지체1급 장애인이 된 주부다. 이씨는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패션감각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이런 의상 발표회를 계기로 장애인들의 마음을 고려한 다양한 옷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88올림픽 때 패럴림픽 행사의 하나로 패션쇼에 찬조출연한 경험이 있는 조경희(39·지체1급)씨도 “장애여성들의 옷에 대한 관심은 비장애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수선하지 않고도 예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성복은 휠체어 바퀴에 걸리거나 목발에 쉽게 헤지는 등 지체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많았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서 `기성복 사용이 어려운 지체장애인''이 63만5천명으로 전체 장애인의 43.8%를 차지한 것은 장애인들의 불편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말해준다.

이번 행사는 제6회 여성주간 행사의 하나로 기획된 것이지만 여성과 남성을 떠나 장애인들이 입을 옷을 전문으로 만들어 사고 파는 곳이 없는 현실에서 장애인 의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쇼에 선보이는 의상은 한국장애인의상연구소가 휠체어 편마비 전신마비 목발 의족 아동장애 등 장애 유형별로 체형과 신체적 제약을 고려해 기능적으로 디자인한 40여벌이다. 예를 들면, 찍찍이나 자석을 부착해 의족이나 의수 부분에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도록 하고 휠체어를 타기에 편리한 옷, 목발 때문에 옷이 위로 쏠리는 것을 막고, 화장실 사용이 쉽도록 한 것 등이다. 옷을 입거나 벗을 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장애 부위가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것을 줄여 자신감 있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강조됐다.

서울시와 함께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한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의 강성혜 사무국장은 “기성복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하고 아름답고자 하는 여성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의상을 통해 장애인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사회활동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전 축하행사로 충북여성장애인연대의 풍물 수화공연과 장애여성극단 끼판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서울시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는 장애인 비옷 100벌을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02)3707-9231. 홍대선 기자hongds@hani.co.kr


첨부파일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