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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백혈병 어린이 돕기‘1m1원’운동 KAIT 마라톤클럽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9-03
댓글
0
조회수
1608
마라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일반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마라톤 동호회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결성,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며 백혈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1m 1원’ 운동을 펴고 있는 ‘KAIST 마라톤클럽’도 그 중 하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와 학생 20여명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1m마다 1원씩 자신이 달린 거리만큼 성금을 내고, 후원자들도 자신이 후원한 선수가 목표한 거리를 완주할 경우 해당 거리만큼의 성금을 내는 방식으로 사랑의 달리기 운동을 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공부만 하고 운동과는 담쌓은 학생들’로 비쳐 온 KAIST에서 국내 대학 유일의 마라톤클럽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일명 마라토너로 통하는 문송천 교수(48)의 공이 컸다. 문교수는 풀코스 마라톤을 네번씩이나 완주한 경험이 있으며 테니스, 축구 동아리의 지도교수도 맡고 있는 스포츠맨. ‘연구의 원동력은 체력’이라는 모토로 KAIST에 운동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운동을 싫어하는 학생들을 설득하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문교수는 자신의 연구실 제자들부터 ‘반강제’로 클럽에 가입시켰으며 학생들을 상대로 마라톤 주법, 응급대처방안 등에 대한 세미나도 열었다. 대회마다 각부문 3등까지 시상하고, 자신을 이기는 사람에게는 A학점을 주겠다는 ‘당근작전’을 쓰기도 했다. 문교수의 이같은 노력은 오래지 않아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일단 대회에 한번이라도 출전한 학생들은 대부분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하필이면 마라톤이냐”던 학생들도 대회를 앞두고는 스스로 헬스클럽을 찾거나 운동장을 돌며 준비했다.


마라톤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김우택씨(35·경영정보전공)도 그런 예에 속한다. 1㎞를 달리는 대입 체력장도 힘겨워 꼴찌로 겨우 들어왔다는 김씨는 1년도 안되는 기간에 10㎞ 정도는 너끈히 달릴 수 있게 됐다. “마라톤은 건강관리 차원에서도 좋지만 극한상황에서 자신의 내면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운동”이라며 주변 친구들에게 마라톤을 전파하는 마라톤 전도사가 돼버렸다.


동아리 멤버 20명 중 6명이 풀코스 완주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실력은 급성장했다. 김남규씨(28·경영공학전공)도 얼마 전 하프코스를 완주한 데 이어 다음 대회에서는 풀코스에 도전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문교수 연구실 소속이라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운동이지만 이제는 대회만 있으면 참가하는 열성 마라톤팬이 됐다. “장거리를 뛰다보면 이런 저런 평소의 고민이 많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목표한 거리를 다 뛰고 나면 그 고민들이 다 해결된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십시일반으로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도 생기고요. 힘들어서 ‘다시는 안뛴다’는 사람들이 다음에 또 달리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그렇지만 ‘KAIST 마라톤클럽’ 멤버들은 더 빨리 달려보려는 기록에 대한 욕심은 크게 부리지 않는다. 그들에게 마라톤은 건강을 위한 도구이며, 백혈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작은 노력일 뿐이기 때문이다. ‘1m 1원’ 운동으로 문교수와 동아리회원들이 지금껏 모아서 전달한 성금은 6백여만원. 6백만m(6,000㎞) 이상을 달린 보람이 모아졌다는 얘기다.


/박영환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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