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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어린천사의 선물 ''똥기저귀 행복'',1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9-03
댓글
0
조회수
1874
적막했던 집안에 활기가 넘친다. 기능성 화장품을 바르거나 보약을 먹은 것도 아닌데 서동석(53·개인사업)·민혜숙(46)씨 부부는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젊어졌다는 찬사를 듣는다. 모두 새식구가 된 송이(22개월) 덕분이다. 서씨 가족은 올해 1월, 입양원에서 자라던 송이를 집으로 데려와 키우는 중이다.


가톨릭 신자인 이 가족은 ‘서울가톨릭 사회복지회’에서 펼치는 사랑의 한가족 운동에 참가하고 있다. 민씨는 10년 전부터 입양원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우유도 먹이고 목욕도 시켜주고 기저귀도 갈아주는 등 자원봉사를 했다.


돌아올 때면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밟혀 언젠간 집에 데려와 키워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종희(22)·세원(17)남매를 돌보느라 다른 아이를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은 엄두를 못냈다.


그러다 올해는 아이들이 다 커서 시간여유도 많아져 단순한 시설 방문이 아니라 위탁육아를 하기로 결정, 송이를 데려왔다. 송이는 대부분 신생아들인 입양원 아이치고는 나이가 많아 입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처음엔 자신이 없더군요. 벌써 내 나이가 50대이고 집사람도 40대 중반인데 어린애를 잘 돌볼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도 염려되고요. 하지만 이젠 송이를 하나님이 맡겨주신 우리 자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생도 많았다. 송이는 생후 2개월 무렵 몹시 앓아 한쪽 귀가 잘 안들려 병원에도 자주 가야 한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 밤새 보채고 우는 송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아기를 키워보는 민씨는 너무 피곤해 코피를 쏟기도 했다. 입양원에서 자라 은근히 눈치를 보던 송이는 이제 가족의 따스한 사랑과 보살핌에 무럭무럭 건강하게 커간다. 주위사람들도 송이의 표정이 밝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예뻐진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들도 송이에게 밥도 먹여주고 함께 놀아도 준다. 덕분에 대화도 풍부해졌고 환하게 웃는 시간도 늘어났다. 어릴 때부터 ‘착하게 살라’는 말을 듣고 자란 남매는 송이에게 착한 언니, 오빠 역할을 해준다.


8개월 정도 송이를 키운 이 가족은 이제 완전히 입양, 호적상으로도 한 가족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만큼 정도 들었고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보람도 느꼈기 때문이다. 또 ‘다른집에 입양갈 때까지만 키워보자’고 생각했을 때는 아이를 돌보는 것이 조심스럽기만 했는데 입양을 결심한 후엔 ‘내 새끼’란 생각에 야단도 치는 등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해졌다.


“왜 좀 더 일찍 아이를 입양하지 않았을까 후회될 정도랍니다. 가족이 꼭 피를 나누고 똑같이 생겨야 가족인가요. 서로 사랑하고 아끼면 한가족이죠”


/유인경기자 al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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