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menu-icon
mobile-menu-icon
close
close

미담 공유

300원짜리 볼펜

작성자
최**
작성일
2003-10-12
댓글
0
조회수
2009
친구와 신촌에서 영화를 보고
전철을 타고 집에 오는길이었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없어서
친구와 나는 오랜만에 앉아서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친구와 재밌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을열고 빨간 조끼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보기에도 굉장히 왜소한 체격에 안색도 안좋은 여자여서
뭔가 안좋은 일이 있는 사람인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한사람 한사람에게 흰종이를 나눠주고있었다.
나랑 내 친구는 어려서 지나칠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다리위에도
종이가 놓여졌다.
내용을 보자하니 부모님을 잃고 동생들과 살고 있는데,
자신은 앵벌이를 하든 뭘 하든 먹고 살 순 있겠지만
동생들마저 버릴 순 없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읽어보니 뭔가 마음이 찡했다.
다 읽어갈 때쯤 여자가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더니 사람들에게
또 돌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지하철에서 펜이나 껌을 파는 사람들은
값을 몇배로 올리기 때문에 사주기에 거부감을 느꼈는데
이 여자는 3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사람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나도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가격이라 친구랑 함께 사드렸다.
펜이 생각보다 너무 예뻐서 종이에 써보았는데
뭐 그리 펜이 잘 나오진 않지만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좋았다.
물론 그 여자가 파는 펜이 이뻐서 좋기도 했지만..
이 예쁜 펜을 300원에 팔아서 돈을 모은다 해도
만원 모으기도 굉장히 힘이 들텐데..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고..
굉장히 안쓰럽다고도 생각했다.
솔직히 나는 오늘도 엄마한테 화를 냈는데,,
그렇게 화낼 엄마조차 없는 이 여자같은 사람들을 보고
나는 뭔지모를 부끄러움을 느꼈다.
대부분 300원정도하는 펜은 잃어버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여자에게는 가장 큰 존재로 느껴질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뭔가 착잡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보기 좋았다.
내가 어른이 됐을 때에는 이런 소년가장이 힘들게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300원짜리 펜이든 1000원짜리 껌이든 그 값을 따지지말고
불행한 사람들은 도와주는 나, 그리고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입력
본인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