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도 이제 과거에 비해 많은 질병이 없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선진국 병인 성인병이 건강에서 화두로 등장하고 있고, 가끔씩 나오는 콜레라 같은 감염성 질환은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후진국을 맴도는 질환이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결핵이다. 미국 같은 경우, 결핵은 내과 전문의도 보기 어렵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흔히 보기 때문에 호흡기 내과를 공부했다는 의대생들도 방사선 사진 한 장만 보면 한 눈에 보면 알 수 있는 질병이다. 대전 노숙자 상담소에서 노숙자들과 매일 살을 부대끼는 분들 중 한 분이 결핵에 걸렸다. 결핵균의 침입구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므로, 그 분도 노숙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감염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결핵이 걸렸으면,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곧 병가를 낼 수도 있고, 또는 다 죽어가는 얼굴을 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 분은 어제이고, 오늘이고 늘 생글생글 미소로 가득 차 있다. 주위 사람들의 걱정은 뒤로 하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얼굴로 있는 그 분을 볼 때마다 나눔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