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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구두에 담은 500원 인생철학';

작성자
김**
작성일
2005-12-25
댓글
0
조회수
2465
'구두에 담은 500원 인생철학'
[노컷뉴스 2005.12.21 11:08:35]




500원에 인생철학을 담은 사람이 있다.

부산 서대신시장에서 48년째 구두를 닦고 있는 오학수씨.

구두 한컬레 닦아주는 대가로 단돈 500원만 받고 있다.

"다른데는 1500원 2000원 하는데 여긴 오백원이요. 불경기에 싸니까 이용하죠. 고맙죠 이런데가 어딨습니까, 추운데 고생많으셨는데 500원? 적어도 2000원이지 싶었는데 500원? 잘해주고 꼼꼼하고 싸요"오씨는 지붕도 벽도 없는 노상에서 찬바람을 고스란히 맞은 채 구두를 닦고 있다. 손님들도 슬리퍼 속에 파고드는 찬바람을 견디며 구두가 닦여지길 기다린다.

48년째 구두닦는 오학수씨, 대가는 단돈 500원오씨는 10년전부터 지금의 500원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이동네 사람들이고 사람들이 경제 어려운데. 손님도 부담 안가고 좋다 아입니까. 500원 받고 내가 조금 노력하면 되거든요. 날만 새면 보는 사람들이니.."시커먼 오씨의 손이 구두 이곳저곳을 문지르니 금새 반짝반짝 광이 난다. 48년 쌓인 솜씨에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오씨의 구둣방엔 단골손님도 꽤 많다. 하루에 100컬레 가량의 구두가 오씨의 손을 통해 닦여 나간다.

돈이 없는 이에게는 구두를 공짜로 닦아주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도 소홀하지 않는데 정작 오씨는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자신의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는 주변 이웃에게 감동을 준다.

"굉장히 성실하죠. 말도 못하게 성실하죠. 진짜 본보기요.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봐줘요. 남모르게 하고 있어요"장갑을 끼면 광이 제대로 났는 지 느낄 수가 없다며 이 추위에도 맨손으로 일을 하고 있는 오씨는 48년 구두인생에서 이웃의 정과 500원 철학을 깨달았다.

"이동네 사람이 좋아요. 손님들이 가끔 술도 받아주고 점심도 사주곤 해요.(가격 안올리실건가요?)사람이 벌면 버는만큼 써요. 100만원 벌면 100만원 쓰고 50만원 벌면 50만원 쓰고...있는대로 살렵니다"불편한 몸이지만 자기보다 못한 이들 돌봐인근 구둣방 주인들이 왜 500원만 받냐고 볼멘소리를 하곤 하지만, 오씨의 500원 인생철학은 변할 줄을 모른다.

먼지 묻은 구두를 닦는 손놀림으로 주민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오씨네 구둣방!추운 날씨지만 소박한 500원 인생철학에서 따스함이 느껴진다.

부산CBS 구성수 기자 ksung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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