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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그 슬픈 겨울 나무들

작성자
배**
작성일
2001-01-02
댓글
0
조회수
548
해의 가장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그들은 부부 동반하여 조촐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작은 길을 빠져 나가듯 그렇게 그들은 올 한해도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들 중엔 물론 내 남편도 포함되 있다. 거리는 여전히 물결을 가득 채워 놓은 듯 한없는 사람들로 출렁거렸다, 그 거리로 난 헐떡이며 바삐 걸어갔다. 그 그리운 이들을 보기 위해서다.하늘은 너무 조용하기만해 차라리 오늘만은 하늘이 이 세상관 아무 상관없는 듯 보여졌다.존재하면서도 아닌 듯한 그때의 하늘이 늘 숨어드는 듯한 나 자신 처럼 느껴졌다.이제 그 복잡하여 조급해지는 그 거리의 일부를 조금 더 걸어가면 그리운 이들이 모여들 그 곳으로 도착하게 된다.그 검은 거리로 그 휘황찬란한 몸집 끌고 나오는 그 밤의 야한 불빛사이로 여자들의 화려한 립스틱이 그 조명발에 한 몫을 기여하여 그 거리가 좀 더 살아나는 듯하였다. 그 장소 입구 쪽으로 몸을 한 각도 휘었을 때 그 중의 한 쌍의 부부만 보이지 않고 네 쌍의 부부만 보였다. 왜 일까.정말 일년 내 내 오늘이 오기 까지 보고 싶었는데, 보이지 않는 그들이 다 모여도 여전히 쓸쓸한 우리의 모임인데. 그 부부의 모습에 내 마음이 어두움을 섞어놓고 있었다. 손을 내밀며 마음을 전하는 그들의 손에서 왠지 피같은 것이 느껴졌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쩌다 세상 어느 한 자락에 버려 두고 온 어떤 한 줌의 피 같은. 그들은 그 청량한 소주를 서로 권하며 오랜동안 지키고 오지 않으면 않되었던 짐같은 쓸쓸함을 서로 부등켜 안아 주었다. 그들의 속에 그 맑은 소주가 섞이면서 그들은 그 석류속 같은 깨끗한 속을 더 절실히 뱉어내 놓았다. 그들의 그 한없이 취하고 싶은 속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그 고귀한 믿음을 배 불려 주고 있었다. 그래 그들에겐 정말 그 누구도 잘 채워 줄 수 없는 오랜 굶주림 같은 깊은 외로움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으로 부터 3년전에 정확히 이맘때 쯤에 겨울이 한참으로 접어들어 가만히 있어도 쓸쓸해 지기 그지없는 그 맘때 쯤에 본인의 의지나 선택에 관계없이 이 사회권으로 부터 실직자란 아픈 이름으로 몰려나온 사람들이다. 난 아직도 그들의 그 실직의 잘못을 누가 책임느끼어 누가 과연 책임 지려 하는지를 잘 모른다.,그런데 분명한 건 그들은 그 이후로 부터 늘 실직자란 사실이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모든 가족들이 실직자의 가족이 되고 만 사실이다.갓 내린 눈빛같은 와이셔츠에 칼라틱한 넥타이를 잃어버리고 만 그들의 목이 그렇게 텅해 보일 수가 없다. 허전함이 가득한 그들의 목, 이제 그 무엇이 그들의 그 텅한 목을 채울 수 있을까 싶다. 그들은 일년사이에 너무나도 흩어져 보였다. 늙은 갈대가 엎드려 있는 듯한 그들의 머리주위는 더 이상 봄이란 단어를 읽어낼 수가 없었다. 다 늦은 가을에서 겨울이 되어버린 그들의 초라한 모습을 더 이상은 바라다 볼 용기를 난 그 자리에서 차마 잃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몇년사이에 저러토록 헐어질 수가 있을까싶다. 일을 잃어버린 게 아니고 저들은 분명 목숨을 잃어버린 게야. 그 살인같은 실직을 당하고 그들에겐 아침이란 단어가 그렇게 길게 느껴 질 수가 없었다고 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들은 말하지 않았던가. 눈을 떠도 감은 눈을 또 다시 뜨봐도 그들은 늘 갈 곳이 없었다. 그 긴 절망감에 얼마나 그들은 오래 덜 덜 떨었는지 모른다, 다 헐은 잎사귀 마저 다 떨어진 채로 거리의 틈새를 부끄럽게 까지하며 찾아드는 그저 한 몸이 되 버린 가나한 낙엽처럼 처절하기만 그들을 그 작고 초라한 자리에서 난 지금 만나고 있는 것이다, 그 말숙한 모습을 어디에다 버려두고 그렇게 가벼운 초라함이 되어 난 그들을 만나고 있는지., 그들과 내가 있는 창 밖으로 안개 비 같은 희끄레한 눈이 감은 듯 만듯하게 조용히 내리고 있다. 그 짙은 어둠에 크림에 어두운 커피를 섞어가듯 그렇게 침묵하듯 착찹하고도 조용히 그 눈이 창 밖에서 내리고 있었다. 아니 그 어둠을 천천히 적셔가고 있는 건 눈이 아니고 차라리 저 곳에서 아픈 마음의 술을 아무 거부없이 빨아들이고 있는 그들의 어두운 가슴이 토해내는 바래다 못해 햐얗토록 낡아버린 그들의 눈물일꺼야.,..우리의 슬픈 겨울 나무인 그들이 우리가 늘 걷고있는 비탈길에서 희망이란 이름으로 당당하여 질 때까지 우린 그 눈물의 파티같은 파티를 만남을 오래 할 것이다., 혹시 우리들처럼 남편이 갑자기 실직하여 마음 아파하는 분 있으면 이 난에서 서로 위로하며 이 글을 통로로 하여 늘 위로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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