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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어느 첼리스트 이야기

작성자
이**
작성일
2001-08-16
댓글
0
조회수
287
어느 체로 연주가가 중년이 되어 의미있는 일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낙도로 무료 연주회를 떠났다.ㅣ 멍석이 깔린 마당에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 첼로 연주하는 광경을 직접 보는 일은 앞으로도 좀처럼 불가능할 듯싶은, 낙도에서도 오지 말을이었다.
별이 쏟아질 듯 총총하고 남폿불 옆으로 귀뚜라미가 모여드는 초가을 밤에 그의 첼로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첼로 앞에는 전교생이 10여 명인 낙도 초등학교의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게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밤 공기 속으로 퍼져 나가는 첼로 소리는 귀신도 불러들일 만큼 가슴속으로 은근슬쩍 파고들어 마음을 감동시키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곽 막힌 연습실이나 공연장에서 밖에 연주한 적이 없는 첼리스트는 어둠 속으로 퍼져 나가는 연주음을 듣고 스스로도 감탄하고 있었다.
눈을 지그시 내려 깔고 한참 동안을 연주하던 그가 무심결에 눈을 들었을 때 멍석 한가운데 앉아 자신의 연주에 흘린 듯 눈을 반짝이는 한 여학생이 유독 눈에 띄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음악을 모르는 촌사람들에게 음악을 알려주겠다는 생각으로 배를 탔던 자신의 오만함이 미안함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연주를 이토록 열심히 들어주는 관객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더군다나 방금 눈이 마주쳤던 열 살 남짓한 여학생이 자신의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뒤부터는 더욱 황홀하였다. 나의 음악에감격하며 눈물 흘리는 사람이 있다니......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 그들은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혹은 입시를 위해 괴로운 음악 공부를 하고 있는 데 반해 자신의 첼로 연주를 감격한 아이는 볼이 상기되어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음악에 취해 있는것이 아닌가..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도 모르게 밤이 깊어 연주를 마치고 나자 휘영청 달이 떠올라 있었다.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떠난 뒤 악기
를 챙기는데 , 그의 눈에 아가 그 여학생이 멍석 위에 혼자 그대로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가 아이에게로 가 고맙다는 말을 건네려는데 아이의 어머니다 싶은 아낙이 급히 아이의 손을 끌며 미안하다는 듯이 한마디 했다.
"저희 아이가 소리를 못 듣거든요"
아이는 어머니의 손에 끌리다시피 마당이 나서며 그를 한번 더 돌아보았다. 그는 자신의 음악이 가득했던 마당 주위를 밤늦도록 서성거렸다. 달 그림 자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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