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이제 북한까지 철도가 연결될 거라는 얘기를 했어요.다음에는 개성까지 같이 달리자고….저도 통일을 위해 달릴 수 있어 기쁩니다.”
10월 3일 문화일보 주최로 열리는 ‘제2회 통일 마라톤 대회’ 5㎞ 부문에 참가를 신청한 이상념(16·서울맹학교 고등부 1년)군.
이군은 뇌성마비에다 시각 장애까지 갖고 있는 중복 장애인이다.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 이군과 이런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어하는 부모의 마음이 하나가 돼 대회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
생후8개월에 뇌성마비·시각장애
“신문을 보고 상념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상념이에게 통일에 대한 얘기며 마라톤에 대해 설명도 해 줬더니 뛸듯이 기뻐했습니다.”
그날부터 이군과 이군의 아버지 이원영(46·서울시청 민원봉사실 근무)씨는 매일 인근 화정초등학교 운동장을 몇바퀴씩 돌며 연습을 시작했다.
“5㎞정도는 내일이라도 당장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는 이군은 어머니 이석봉(44)씨가 임신 6개월만에 낳은 첫 아들. 이군은 태어날 당시 몸무게가 1㎏밖에 되지 않아 6개월 이상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 했다. 생후 8개월이 되면서 뇌성마비 판정을 받고 시각장애도 겹치면서 이제껏 걸음도 불편하고 시력은 물체의 윤곽만 구별할 수 있을 정도다.
부모 도움 꾸준히 운동 5km도전
그래도 레이스에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은 늘 이군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 덕분. 이군의 부모는 감각이 무딘 이군이 어렸을 때부터 운동할 수 있도록 기구운동이나 자전거타기 등으로 지도해 왔다.
이번 대회를 맞은 이군은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씩씩하고 당당하다. 이군은 이번 대회를 자신의 ‘저항력’을 키우는 계기로 만들 계획이다. “늘 좀더 강해지고 싶다”는 바람처럼 이번 대회에서 정상인과 함께 뛰며 자신감과 용기를 키우겠다는 목표에 이군은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