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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버림받은 노인들 새둥지 마련 뿌듯",

작성자
별**
작성일
2001-07-16
댓글
0
조회수
1379
한방울의 땀이 모여 벽돌이 되고 기둥이 되고 지붕을 이은 집이 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봉산 자락 아래 통나무집 ‘요셉의 집’이 바로 그곳. 자식에게 버림받은,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의 안식처인 이 집은 한 수녀님과 경찰관, 그리고 건축가가 땀흘려 세웠다. 거리에 내몰린 노인을 거둬들이는 이들의 숨은 봉사는 각박한 사회에 온기를 전하며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1994년부터 인근에서 ‘임종의 집’을 운영해 온 김테레사(김옥순·68·경향신문 97년 3월19일자) 수녀와 이범칠(李範七·47·도봉경찰서 수사2계) 경위, 그리고 건축가 이은(李은·41)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일 새 보금자리를 얻은 김수녀는 “이제 마음 졸이지 않고 노인들을 돌볼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단독주택 방 3칸을 월세로 빌려 노인들을 모셔왔지만 동네 주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한밤에 고함을 지르는 할아버니, 통곡하는 할머니들에 대한 항의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데에는 한 신부의 도움이 컸다. 독지가를 통해 땅을 기증받은 것이다. 그러나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잇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평소 김수녀와 교분이 있던 이범칠 경위의 부인을 통해 경찰서에 알려지게 됐다. 이경위는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자재를 부탁했다. 김상환 도봉경찰서장과 의경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집을 세우는 일은 노동봉사단체 ‘영 엠마우스’ 회원인 이은씨가 맡았다. ‘임종의 집’ 시절부터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안양에 공사장을 마련, 숙식을 하며 나무를 다듬고 방학동에서 조립을 해 통나무집을 근사하게 지었다. 그는 “이 일을 하는 8개월동안 아내에게 돈 한푼 갖다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지만 노인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3명이 30명이 되고 300명이 되어 세운 집. “중병을 앓는 노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 해먹이고 고통스러웠던 생을 마감할 때나마 편안한 순간을 마련해 드리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하는 김수녀는 방학동의 ‘가난한 성자’였다.(후원:02-3493-8001)


〈이동형기자 s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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