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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작성자
좋**
작성일
2002-05-15
댓글
0
조회수
2185
요즘 종신보험이 이슈라 보험하나 제대로 안 들어놓은 나에게 친구들이 미개인 취급을 해서, 겸사겸사 보험에 가입을 했다. 종신보험의 특성상 사망하면 유족에게 돈이 무조건 지급되는데, 보험회사에서 각자 상대방에게 편지를 적어오란다. 먼 훗날 누군가 죽으면 돈과 함께 마음이 담긴 편지를 같이 건네준단다.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생각했는데 미래에 내가 죽고 난 후에 혼자 남은 남편이 이 편지를 읽을 거라 생각하니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서로에게 절대로 보여주지 말라는 설계사 얘기대로 둘이 적은 편지를 각각 줬는데 신랑봉투를 흘끗 쳐다보니 ‘사랑하는 아내에게’라고 적혀 있다. 그걸 보니 또 눈물이 핑 돈다. 늘 나에게 아기 같다고 하면서 모든 일을 챙겨주곤 했는데 편지 쓰면서 남편은 아마도 그런 게 마음에 걸렸겠지. 결혼한지 3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인지 권태기 비슷하게 힘들었던 적도 있고, 시댁 때문에 마음 고생할 때마다 신랑이 야속하고 미웠는데… 늘 남편에게 기대지 말고 혼자서도 당당하게 설 준비를 해야 된다고 다짐하곤 했는데… 어느새 남편은 내 마음깊이 자리잡고 있나 보다.

늘 손톱을 깎아줘야 되고, 귀밥 청소도 내가 해줘야 되고, 와이셔츠랑 어울리는 넥타이도 아침마다 골라줘야 되는데… 만약 내가 죽으면, 환절기마다 얼굴에 생기는 각질도 면도 때문에 거칠어진 피부도 꺼칠해진 채로 그냥 다니겠지… ….내가 떠난 후에 그는 어떤 모습일까?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짠해져 온다.

오늘 저녁에는 신랑이 좋아하는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개를 해줘야겠다.
여보야. 사랑해.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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