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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아가씨와 훨체어

작성자
이**
작성일
2004-06-02
댓글
0
조회수
1539
< 아가씨와 휠체어 >

몇 주 전부턴 선뜻 남에게 쉽게 다가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엔 한참 고민을 하며 서성거리다가 결국 도와주지도 못하고 마음만 찝찝한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였는데, 4월 15일 총선이 있었던 날이였다.
무거운 가방을 이끌고 계단을 오르시는 몸이 불편한 아저씨를 도와드리면서 "도움은 망설이지 말고, 누군가에게 묻지도 말고 생각한 대로 실행에 옮기라" 는 엄마의 말씀으로 인해 나는 더욱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도움을 주는 것에 망설이지 않게 되었다.
길을 가다가도 조금 힘들어 보이거나 하면 곧바로 가서 도와주는 용기도 생겼다.

몇일전의 일이였다.
조금은 어두컴컴한 저녁, 하교길에 난 휠체어를 보게 되었다.
조금 경사진 듯한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선뜻, 도와주려 다가갔을 때 그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이 굉장히 젊은 여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냥 말 없이 휠체어를 밀어줄까 하다가, 중학교 도덕시간에 배웠던 것이 생각났다.
장애우에게 도움을 줄 때는 반드시 "도와드릴까요?" 라고 묻고, 그들을 직접 도와주기보다는 그들 스스로 조금은 편하게 행동할 수있도록 보조적인 역할을 하라는 도덕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말없이 도와주는 건 까딱하면 자존심을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난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다.

"도와드릴까요?" 조금 면쩍에 웃어보이는 나에게 그 여자분은 선뜻 내 말에 응했다.
"좀 밀어주실 수 있으세요? 언덕이 심해서 올라가기가 힘이 드네요."

해맑게 웃어보이는 젊은 여자분은 정말 소박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언덕길을 그 여자분의 휠체어를 밀고 올라갔다.

"휠체어를 타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많이 힘들고 불편하네요."

나에게 거듭고맙다고 말하며, 덧분인 이말에 난 가슴이 따끔거렸다.
아마, 얼마 전쯤 사고를 당했으리라.
잠깐이지만, 여자분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수업시간에 배웠듯이 우린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일 뿐이다.
잠시, "아닐 비" 자를 붙이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처음, 사고를 당하고 몸이 부자연스러웠을 때, 얼마나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까?
지금은 해맑게 웃지만, 처음 사고를 당했을 때 그 젊은 여자분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를 생각하니 안타까웠지만, 그 여자분의 맑은 미소를 생각하니 휠체어를 타게 된 계기가 절망이 아닌 또다른 시작의 시점으로 잡은 듯해 그 여자분을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장애우들에겐 아직도 우리나라의 시설들은 불편한 것들 투성이다.
휠체어를 타고 올라갈 수 없는 수많은 계단들과, 언덕들.
시설이 해주지 못한다면, 우리의 작은 손길로 그들의 활동이 조금 더 편해지도록 항상 배려해주고 도와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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