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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빵과 맞바꾼 선행

작성자
박**
작성일
2004-06-04
댓글
0
조회수
1262
[빵과 맞바꾼 선행]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저는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었습니다.
8시쯤에 슬그머니 일어나 학교 가방을 챙기면서 학교에 다니던 제가 요즘에는 5시 30분에 일어나야 간신히 지각을 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일전 월요일날 큰 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시계를 쳐다보니 짧은 바늘이 6 ! 긴바늘이 6을 가리키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6시 45분에 집에서 나가야 지각을 면할 수 있는 저로서는 엄청난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부랴부랴 정신 없이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설려고 하는데 어머니께서 돈을 주셨습니다. 배고플테니 지하철에서 빵이라도 하나 사먹으면서 가라고 주신 돈이었습니다. 주먹에 천원한장 꽉 쥐고 허겁지겁 지하철을 향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거친 숨을 내쉬면서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저의 시야에 들어오는 할머니 한분이 계셨습니다. 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두꺼운 검정잠바를 입으시고 계단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가냘픈 손에는 빨간 소쿠리를 들고 ......... 순간 내 머리속에는 선행이란 단어와 함께 갈등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주먹에 있는 천원으로 내 허기를 달랠것인가? 아니면 할머니에게 드릴 것인가? 저번에 선행록에 썼던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그 분의 기사를 읽으면서 선행은 실천해야 비로소 빛을 낸다는 사실을 느꼈고, 동시에 베풀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 저 할머니는 오늘 하루 종일 굶으실지도 모르고 지금도 몇일째 굶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결국 그 천원을 할머니에게 드렸습니다..... 천원을 드리는 순간 맛있는 빵 생각이 아른거리고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지만 후회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 갔으면 몸은 행복하지만 마음은 불편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마음 한 구석에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선행하시는 분들이 약간은 못 미덥고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그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기분으로, 어떠한 맛으로 선행을 하시는지 약간을 이해가 가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선행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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