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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내가한선행

작성자
이**
작성일
2004-06-10
댓글
0
조회수
811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동안의 일이었습니다.

저는 가족들과 친할머니가 계시는 시골에 기차를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기차 안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저와 가족들은 좌석에 앉아서 편히 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편히 가던 중, 갑자기 저와 저희가족이 탄 쪽으로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께서 오시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한손에는 껌을 쥐고 계셨고 또 한손은 다리가 불편하신지 지팡이를 짚고 계셨습니다. 흔히 지하철이나 기차 안이나 여러장소에서 봐왔던 모습이지만 그날따라 그 분이 참 안쓰러워 보이고 안타까웠습니다.

더군다나 그 분은 오랫동안 씻지 않으셨는지 몸에서 냄새가 나고 드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희 쪽으로 오시면서,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했지만 한사코 거부를 하며 한명 한명 차례대로 고개를 돌리며 무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갑자기 잠을 자는 척 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대놓고 짜증을 내기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제일 인상에 남았던 사람은 자기 아이한테 작은 목소리로 "저런 사람은 보면 안돼. 무조건 피하고 보지말거라“ 며 충고를 한 어떤 여자분 이었습니다.

저는 그 할머니께서 과연 그렇게 피하고 눈길을 돌려야 할 사람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저는 그 분이 안쓰러웠고 어떻게든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시골에 계시는 아픈 친할머니께서 생각이 났나 봅니다.

만약에 저분이 우리 친할머니였다면 .... 아니면 우리 엄마였다면 ....

너무나 슬픈 상상이었습니다. 저분도 분명 가족이있었을텐데 .... 저렇게 고생을 하시고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슬펐습니다. 그렇게 여러생각을 하던중 , 드디어 그 할머니께서 저희 가족에 오셨습니다. 역시 할머니께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취했던 행동을 똑같이 우리에게 취하셨고 엄마와 아버지는 태연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엄마는 짜증내는 기색없이 껌을 사셨고 아버지도 안쓰럽게 쳐다보셨습니다. 할머니는 수화로 고맙다고 말씀해주셨고 엄마는 무슨뜻인지 어리둥절해하셨습니다. 저는 할머니께서 말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자 더 안타깝고 안쓰러워졌습니다. 다행히도 고맙다는 수화를 알아 가족들에게 알려주었고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할머니께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점심은 드셨어요?” 그러자 할머니는 아무 말 , 행동이 없으셨습니다. 그러자 엄마께서는 저희 가족이 먹을 려고 사왔던 음식들과 마실 것을 손에 쥐어주시며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었습니다.

원래 평소에 인정이 많고 생각이 깊은 엄마였기에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인정을 베푼 엄마를 보고 너무나 엄마가 자랑스럽게 느껴지고 조그만한 도움인데도 큰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께서는 연신 내내 고맙다고 수화로 말씀하셨고 나는 그 모습에 눈물이 조금씩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와 아버지께서도 마음이 아프신지 할머니를 쉽사리 보낼수 가 없으셨나봅니다. 결국 할머니께서는 껌을 쥐고 있던 손으로 엄마가 주신 음식들을 들고 유유히 다른 칸으로 가셨습니다. 저는 끝까지 그 할머니를 응시하였고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심 혼자서 가다듬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뒷모습이 너무나 쓸쓸해보였고 다른칸으로도 가셔서 껌을 파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안쓰럽고 슬펐습니다.

엄마께서도 연신 허전하시고 걱정이 되시는지 아버지와 계속 말씀을 나누시면서 걱정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날 시골에 가면서 할머니를 도와드렸다는 마음에 한편으로는 너무나 기쁘고 뿌듯했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도움을 청하시고 어려워하시는 여럿 장애인분들이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켠이 쓸쓸해집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주위에 계시는 어려운분들이 많이 도와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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