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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그리운 노할머니의 기억

작성자
황**
작성일
2004-06-11
댓글
0
조회수
884
선행체험담.


4월 24일 토요일에 집에 가는 길이었다.
그날은 우리반이 지각을 해서 2시까지 남아 공부하는 벌을 받고 늦게 끝난 날이었다.
나는 점심도 못먹어서 배도 고프고 지하철역을 왔다갔다 하느라
다리도 아파서 빨리 집에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는데
지하철역 출입구를 나와서 집으로 가는 쪽을 보니
어떤 할머니께서 머리에 짐을 하나 이시고 오른쪽엔 무거운 짐들이 쌓여있었다.
짐을 잠시 내려놓으시는 걸 보니 잠시 쉬었다 가시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어렸을때 같이 모시고 살던 노할머니께서 생각이 났다.
연세도 비슷하신 것 같았고 흰 머리가 더욱 닮으신것 같았다.
내가 어렸을때 본 노할머니께선 항상 허리를 구부리셨고
오랜 거리를 걸으실때면, 앉아서 쉬었다 다시 가시곤 하셨다.
그래서 나는 무거운 짐을 지고 허리가 구부러져 있는 그 할머니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머리에 지신 짐과 오른쪽 손에 들려있던 짐들을 내가 들며
" 제가 들어다 드릴께요 " 하고 그 할머니를 부축해 드렸다.
어느쪽으로 가시는지 여쭈어 봤더니 귀가 잘 안들리시는 모양이다.
나는 천천히 다시 큰소리로 여쭈어 보았다.
할머니는 시장쪽으로 가신다며 짐을 달라고 하셨지만
나는 집이 그쪽이라며 할머니께 부담을 덜어드렸다.
원래 집은 반대쪽이었지만 말이다.
할머니가 힘들어 하시면 조금씩 쉬었다 가기도 했다.
시장에 다 도착해서 짐을 한편에 놓아 드리고
나는 다시 왔던 길을 걸어서 집으로 갔다.
집에와서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잘했다고 하시면서 어렸을때 노할머니께 받았던 사랑을
남들에게 배풀면서 살라고 하셨다.
나도 어렸을때의 생각을 되짚어 보면서
주름이 가득했던 노할머니를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어렸을때 사랑을 주신 할머니께 감사드리며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닌다고 잠시 할머니고 잊고 살았었는데,
이제부턴 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다른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들께
대신 효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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