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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5년만의 해후.....d

작성자
강**
작성일
2002-04-04
댓글
0
조회수
462
이른 봄 햇살이 따뜻하다.
가발을 쓴 머리에 땀이 흘러 다소 덥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날씨가 너무 좋다.
긴 겨울의 끝머리에 생명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한 적한 시골길...
다섯식구 한 가족이 다소 무겁고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나들이길에 나섰다.
참으로 오랫만이다.
살아가는 것이 힘겨워 이런 나들이는 상상 조차 힘들었던 지난 7년.
그러던 사이 벌써 중3,중1 초등학교6학년으로 훌쩍 자란 아이들...
7년에 이르는 길고 긴 투병생활 , 이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걸을 수 있다면 ,
몸을 추수릴 수 있다면 제일 먼저 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던 일을
오늘에야 실천에 옮기게 되었다.
길고 긴 장거리 여행이 다소 힘들기는 했지만 마음이 설레이고 흥분되고
한 편으로는 죄스럽고...여러가지 미묘한 감정들이 겹처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드뎌 도착했다.
병실에서 5년만에 만난 그분의 얼굴을 먼 발치에서 뵙는 순간 부터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을 감당할 수 가 없었다.
많이 수척해지고 가녀려진 당신의 걷 모습에 우선 마음이 아팠고
이렇게 될때까지 자신의 병으로 인해 돌봐드리지 못함이 너무 죄스러워
흘러 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누구세요?"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알아보지 못하셨다.
"할머니 죽기전에 보는 것이 소원이라셨던 엄마가 왔어요!"
손주의의 설명에도 당신의 며느리를 알아보지 못했다.
치매로 인해 기억력이 흐려지셨나보다.아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곱고
고운 자태를 가지셨던 분인데 이렇게 며느리,아들, 손주의 얼굴 조차
알아 보지지 못하다니...
가슴이 에리게 아파서 아무말 조차 못하고 그저 서로 바라보기만 했을 뿐....
그러기를 30분..
드뎌 며느리의 얼굴을 알아보셨다. 기억이 돌아 왔다.
며느리의 손을 잡고 당신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소리내어 우셨다.
네가 이렇게 살아서 오다니.....
말기암이라는 소리를 듣고 새벽마다 며느리를 위해 우셨던 시어머니...
당신의 기도가 이루어져 그 며느리가 여기에 이렇게 앉아 있었다.
이게 기적이야...이게....
며느리가 암선고를 받았던 건 7년전.
아직아이들이 어리고 너무나 젊었기에 억울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치료를 늦춘것이 말기암까지 갔다.
너무 힘이 든 투병기간이였다.20 여회에 걸친 항암치료는 부작용이
너무 컸고 암세포가 여기저기 퍼져서 돌아 눕는 것 조차 힘들어 뇌출혈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모신다는 것은 엄두 조차 못낼 일이였다.
하는 수 없이 시어머니를 노인전문 한방병원으로 모실 수 밖에 없었다.
치매에는 가족이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좋다지만 모시기는 커녕 문병
한 번 가지 못함이 항상 죄스러웠다.
지난 2월 마지막으로 항암 치료를 마치고 주치의로 부터 항암치료를
당분간 중단하자는 말에 제일 먼저 시어머니를 찿아 뵙기로 결심했다.
3월1일 공휴일 다햏히 날씨가 너무 좋았다.4시간에 걸친 장거리여행에
시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며느리의 마음엔 마치 무거운 짐을 지고
돌아오는 듯 발걸음이 너무 무거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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