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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어느 고마운 여행 가이드

작성자
김**
작성일
2002-09-11
댓글
0
조회수
534
이 이야기는 여행사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온 편지로 살맛통신에 소개하고 싶어서 여기 올려 드립니다.

스마일코리아 사장님께

2002년 5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자녀들이 억지로 보내준 울릉도여행은 참으로 기억에 남는 일이라는 말씀을 내내 하시고 계십니다.
강원도 양양 지역의 어머니들로 짜여진 40여명의 관광단은 동해를 바라보고 살아오면서도 가보지 못했던 울릉도를 간다는 설레임에 소풍가는 어린이들처럼 즐거운 얼굴들을 하시고 떠나셨습니다. 우리 자녀들은 스마일코리아 여행사의 친절한 안내를 믿고 몇 번씩이나 당부를 하면서 나이 드신 어른들이시니 잘 모시라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제 어머니들이라고 생각하고 모시겠습니다."
하는 가이드 김영용씨의 깔끔한 용모와 친절한 말을 듣고 우리 자녀들은 안심을 하고 떠나는 차를 향해 머리 숙여 인사를 드리고 차가 안보이도록 손을 흔들어 드렸습니다.
사실 저희 어머님은 연세가 65세이신데 평생 농촌 일에 시달리신 탓에 퇴행성관절염으로 걷는 것조차 힘들어 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마을 어머니들께서 다들 가시는 이런 여행에 우리 어머니만 빠지게 할 수는 없다고 기어이 보내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우리 마을 어머니들 대부분이 농촌 살림살이하느라고 몸이 편하신 분들이 아니시기도 하니까 거의 비슷한 분들이어서 더 걱정이었습니다.
평생토록 동해를 바라보며 사시면서도 처음으로 가본 울릉도를 다녀오신 어머님은 울릉도의 풍경이나 여행 이야기 보다 더 못 잊어 하시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번 여행 내내 안내를 맡아준 그 친절한 여행 가이드이야기였습니다.
"내 아들들 보다 더 잘해준 사람이었어. 아무리 사람을 안내하고 다니는 것이 직업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나를 자기 어머니로 아는 것인지, 산을 올라가는 것이 힘들다고 했더니 그 가파른 길을 업고 가겠다고 등을 들이미는데 어찌나 민망한지...."
하시며 아무리 아들 같은 사람이라도 남의 남자 등에 어떻게 업힐 수 있느냐면서 얼굴까지 붉히시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간추려 보내드립니다. 그 친절한 김영용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주시고 회사에서 크게 칭찬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머님은 퇴행성관절염으로 수년간이나 고생을 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여행을 하는 동안 내내 힘들어하실 수밖에 없으셨을 것입니다. 버스에 앉아 계실 때도 다리를 내리 뜨리고 오래 가면 다리가 부어 오르게 되니까 그때도 다리를 어디엔가 올려놓고 뻗고 앉아야 편해하시는 분이니까요. 그래서 늘 혼자 자리를 잡고 앉으셔서 가셔야 했고, 그렇게 재미있게 어머니들의 흥을 돋고어 주는 것도 따라 주지 못해서 미안한 생각뿐이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도 안내하시는 분이 얼마나 재미나게 해주시는지 아픈 다리를 잊고 손뼉을 치고 노래를 따라 하시다가 보니 배를 탈 시간이 되었더랍니다. 평소 같으면 그 시간에 벌써 힘들어서 누워버리실 시간이었거든요.
우리 어머니께서 다리가 아파서 안 오시려고 하시는 것을 친구들이 하도 성화를 해서 억지로 따라 나섰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독 우리 어머니께 저 신경을 써주더라는 것입니다.
어머님이 가장 못 잊어 하시는 것은 울릉도에 도착해서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산을 올라가야 하는데 우리 어머님께서 다리가 불편하셔서 안 올라가신다고 하셨을 때, 안내자분이
"제가 업고라도 올라가겠습니다."고 하면서 기어이 함께 가자고 조르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올라가 보겠다고 걸어 올라가기 시작하였지만 점점 길이 가파르고 험해져서 다른 건강한 사람들도 대부분 힘들어하실 정도였답니다.
그래도 안내자가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올라가는데 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님께서는 도저히 더 이상 못 올라갈 것 같아서
"아무래도 더는 못 가겠어. 난 여기서 쉬고 있을 테니까 어서 모시고 다녀와."
하였더니, 안내자는 처음 약속한 대로 업어 드린다고 등을 들이밀며 어머니께 한사코 업히라고 하더랍니다. 우리 어머니 시골에서 정말 옛날 어르신들의 가르치심대로 살아오신 분이십니다.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내가 어떻게 남의 남자의 등에 업힐 수가 있느냐는 생각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절대로 업힐 수 없다고 거절을 하자 안내자 분은 우리 어머니를 부축하기 시작하더랍니다. 힘들어하시는 어머니를 부축하면서도 다른 분들이 올라가시는 것을 살피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고, 재미난 이야기로 흥을 돋궈가면서 비탈진 길을 올라갔답니다. 어머님께서는 내심 너무 미안해서 자꾸만
"젊은이 너무 힘들게 해서 미안해"
를 연발하시자 안내자는
"제거 어머니를 업어 모시기로 했는데 못 업어 드려서 미안합니다."
하며 끝까지 부축하여 결국 케이불카를 탈 수 있게 해 주더랍니다.
이렇게 어렵게 어렵게 부축을 해서 케이블카를 타게 만들어 주어서 우리 어머님은 너무 감사하여
"젊은이 덕분에 죽기 전에 이런 것을 다 타보고 이런 구경을 하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
하시면서 고맙다고는 했지만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보다 더 힘이 들어 고생을 하셨지만, 평생 다시 못 볼 구경을 하게 해준 고마운 젊은이가 너무 고마워서 칭찬을 하자 다른 어머니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간신히 다 내려오니 온몸이 흥건히 땀에 젖었는데 그렇게 다녀오신 어머니는 너무도 감사하여 눈물을 그렁그렁 맺히셨답니다. 이런 모습을 본 그 안내자는 어머니를 껴안고 감사하다며,
"업어다 드리려고 했는데 이렇게 다녀오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하고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본 어머니들이 모두 고맙다고 말씀을 해주었답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난 후 그 안내자는 어머님께서 커피를 타 주시며 어제는 너무 고마웠다고 말씀하시면서 너무 고마움을 작은 정성으로 보답하려고 용돈을 조금 건네주시었답니다. 그러나 그는 한사코 거절을 했지만 주변 분들이 어제 고생해서 미안해서 그러는건데 받으라는 성화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돈을 받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했답니다. 그러더니 돌아오는 차안에서 어머님께서 주신 돈으로 음료수를 사다가 나누어주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어머니들은 좋아하셨지만 어머니는 한 편 섭섭한 마음이 들더라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잊지 못할 즐거운 여행을 하게 해주신 분, 그리고 그 불편하신 어머님을 자기 부모처럼 돌보아주신 고마운 분께 감사를 드리며, 이렇게 훌륭한 안내자가 있는 스마일코리아가 더욱 발전하시기를 빕니다.
2002년 6월 첫여름에
강원도 양양의 한 고객이

**자기 직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인상을 남긴 김영용님을 칭찬하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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